책읽기/책읽기_시.칼럼..(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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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기]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시인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해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
2022.05.22 -
[기도문] 맥아더 장군의 자녀를 위한 기도문
주여, 저의 자식이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약할 때, 자신의 약함을 알 수 있을 만큼 강하게 하시고 두려울 때, 자신을 직면할 수 있을 만큼 용감하게 하시고 정직한 패배에 당당하고 굴하지 않으며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소원하기보다 행동으로 보이며 주님을 알고, 자신을 아는 것이, 지식의 기본임을 아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기도하오니 그를 편하고 안락한 길로 인도하지 마시고 고난과 도전의 긴장과 자극 속으로 이끌어 주소서. 폭풍 속에서 의연히 서 있는 법을 배우게 하시고 실패한 이들에 대한 연민을 알게 하소서. 마음이 깨끗하고, 목표가 높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남을 다스리기 전에, 먼저 자신을 다스리는 사람 웃는 법을 알면서도, 우는 법 또한 잊지 않는 사람 미래로 나아가지만, ..
2022.04.02 -
[공유] 조나단 에드워드의 70 가지 결심문
조나단 에드워즈 (Jonathan Edwards, 1703-1758)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상가요, 철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지성은 심오하고 강하여 아직도 해마다 그의 업적에 관한 논평과 저술이 간행되고 있다. 그러나 조나단 에드워즈는 그러한 사상가 및 철학자로서의 명성보다 영어권 세계에서 가장 지적이고도 영적인 신학자요 대부흥사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생애의 가장 큰 목적은 그리스도를 통해 철저하게 하나님을 알고 찬미하는 일이었다. 그는 자신뿐만 아니라 이웃으로 하여금 그러한 삶을 살도록 각성시키는 일에 전력하였다. 조나단 에드워즈가 매사추세츠 노샘프턴에서 목회를 시작했을 때 마침 뉴잉글랜드 전역은 처음의 청교도 정신으로부터 차츰 이완되어 영적으로 쇠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
2022.03.23 -
93. 우리는 시로 다시 만나고 있다- 창비시선 400 기념시선집
당신은 다정한 사람입니까 - 싱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많이 하고 짐에 도착한 날은 심장에 불이 꺼진 기분 타인의 기분을 억지로 맞추다보면 상대방이 원하는 말을 고르게 되고 팽팽하게 다잡았던 마음에 올이 풀려버려서 가장 중요한 걸 놓치고 있다는 느낌 그럴 때는 달콤한 게 필요합니다 이제 괜찮다고 한결 가벼워졌다고 설탕을 입에 털어넣지만 입속에 남은 단맛을 혀로 느끼면서 가만, 물어보게 됩니다 나는 나와 잘 지내고 있는 건지 정말 괜찮은 건지
2020.06.30 -
[칼럼읽기] 인기척 - 김진해 / 한겨례 신문 2020-05-24
인기척 김진해 (한겨례신문 칼럼) 사람이 있음을 알게 하는 소리나 기색. '기척'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사람 소리임을 강조하려고 '사람인'자를 덧붙였다. '인적'이란 말에 '기운'의 듯을 붙인 '인정기'(人跡氣)란 말이 있지만 쓰는 사람이 드물다. '인적'이 발자국이든 온기든 과거의 흔적을 더듬는 것이라면 '인기척'은 현재의 어렴풋한 기운을 예민하게 감각하는 일이다. '분위기 파악'과 비슷하게 낌새를 알아차리는 것 연습이 필요하다. 같은 상황에서도 모두가 인기척을 느끼는 건 아니다.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코앞에 나타나도 고개를 쳐들지 않는다. 그런 사람일수록 소스라치게 놀라는 일이 잦다. 발소리를 내면 '발기척', 숨소리를 내면 '숨기척', 문을 두드리거나 문밖에서 이름을 부르면 '문기척..
2020.05.31 -
[시읽기] 별 헤는 밤 - 윤 동 주
윤동주 별 헤는 밤 (원문) 윤동주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중에서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있습니다. 나는 아무걱정도 없이 가을속의 별들을 다 헤일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헤는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오, 내일밤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하나에 추억과 별하나에 사랑과 별하나에 쓸쓸함과 별하나에 동경과 별하나에 시와 별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식 불러봅니다. 小學校 때 冊床을 같이 햇든 아이들의 일홈과 佩, 鏡, 玉 이런 異國少女들의 일홈과 벌서 애기 어머니 된 게집애들의 일홈과, 가난한 이웃사람들의 일홈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푸..
2020.05.28 -
[시읽기]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작 The Road Not Taken by Robert Frost 노란 숲 속에 길이 둘로 갈라져 있었다. 안타깝게도 두 길을 한꺼번에 갈 수 없는 한 사람의 여행자이기에, 오랫동안 서있었다, 한 길이 덤불 속으로 구부러지는 데까지 눈 닿는 데까지 멀리 굽어보면서;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그리고 다른 한 길을 택했다,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좋은 이유가 있는 길을, 풀이 우거지고 ..
2020.05.25 -
[좋은글] 상상력을 갖추면, 진 웹스터
키다리 아저씨에게, 아저씨, 저는 인간으로서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자질은 상상력이라고 생각해요. 상상력을 갖추면 타인의 입장에서 자기 자신을 생각해 볼 수가 있으니까요. 그러면 친절하고, 동정심이 많으며, 이해심이 깊은 사람이 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에겐 상상력을 키워 주는 게 중요하죠. 하지만 존 그리어 고아원은 상상력이 조금이라도 빛난다 싶으면 곧바로 그것을 짓밟아 버리곤 했습니다. 그곳에선 오로지 의무만이 장려되었죠. 저는 아이들에게는 '의무'라는 단어조차 가르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건 아주 가증스럽고 추악한 단어예요. 아이들의 행동은 오로지 애정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해요. 주디 올림 중에서
2020.05.23 -
[좋은글] 키다리 아저씨에게, 주디 올림
" 키다리 아저씨에게, ... 대학 4년이란 시간을 돌이켜 보니, 대학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고아원이 원망스러웠어요. 다른 여자아이들처럼 정당한 어린 시절을 갖지 못했다는 것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은 조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주 특별하고 진기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고아원은 인생을 한 발짝 뒤로 물러나서 바라보기에 유리한 장소예요. 저는 완전히 다 자라서 세상에 나온 덕분에, 세상을 객관적으로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거죠. 이것은 세상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자란 사람들에게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에요. 자신이 행복하다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하는 사람(예를 들면 줄리아 같은 아이)을 저는 많이 알고 있어요. 그 사람들은 행복이라는 감정에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감각이 마비..
2020.05.21 -
[시읽기] 인생찬가- 핸리 왜즈워스 롱펠로
인생 찬가 핸리 왜즈워스 롱펠로 A Psalm of life Henry Wadsworth Longfellow 슬픈 가락으로 내게 말하지 말라. Tell me not, im mournful numbers, 인생은 단지 허망한 꿈일 뿐이라고! Life is but emty dream!.... 삶은 환상이 아니다. 삶은 진지한 것이다! Life is real! Life is earnest! 무덤이 삶의 목적지는 아니지 않은가. And the grave is not its goal.... 아무리 행복해 보인들 '미래'를 믿지 말라. Trust no future, howe'er pleasant! 죽은 '과거'는 죽은 이들이나 파묻게 하라! Let the dead Past bury its dead! 행동하라, 살아..
2020.05.19 -
[좋은글] 커다란 기쁨만 소중한 건 아니에요, 진 웹스터
"키다리 아저씨에게, ... 커다란 기쁨만 소중한 건 아니에요. 작은 기쁨을 통해 많은 즐거움을 만들어 내는 게 정말 중요하죠. 아저씨, 전 행복의 진정한 비밀을 알아냈답니다. 그건 바로 '현재'를 사는 거예요. 과거의 일을 계속해서 아쉬워하거나 미래의 일을 미리 걱정하지 말고, 현재의 지금 이 순간으로부터 될수록 많은 기쁨을 얻어 내는 거죠. 이건 농업과 같은 겁니다. 농업은 대규모로 짓는 '조방적 농업'과 주어진 땅에서 될수록 많은 생산을 얻으려는 '집약적 농업'으로 나뉘는데, 저는 앞으로 집약적으로 살아갈 생각이에요. 1초 1초를 즐기며 살자, 그리고 즐기는 동안에도 스스로 즐기고 있다는 것을 깨닫자. 이것이 제 생각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니에요. 오로지 경쟁을 하고 있을 뿐이..
2020.05.18 -
[칼럼읽기] 사과의 법칙 - 김진해 / 한겨례 신문 2010.05.10
사과의 법칙 - 김진해 궁금했다. 희생자들은 왜 항상 보복이 아닌 '사과'를 요구할까? 힘없는 '사과'가 무슨 대수라고. 사과를 해도 비판이 잇따르기 일쑤다. '오빤 그게 문제야. 뭘 잘못한지도 모르고 미안하다고 하면 그게 사과야?'라는 노랫말처럼 '제대로 사과하기'란 더 어렵다. 사과를 하면 사람들은 그 말의 '진정성'을 따지지만 그걸 확인할 방법은 마땅찮다. 속을 들여다볼 수도 없거니와 말하는 사람 스스로도 천 갈래의 마음일 테니 뭐가 진짜인지 모른다. 게다가 이 무도하고 염치없는 세상에서 계산 없는 사과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순진한 일이다. 차라리 사과의 적절성을 따지자. 그걸 알려면 사과의 성립 조건을 따지는 게 좋다. 약속과 다짐은 미래와 관련되지만 사과는 '과거'와 관련된다. 사과는 자신(들)..
2020.05.14 -
[시읽기] 자녀를 위한 기도, 더글라스 맥아더
자녀를 위한 기도 - 더글라스 맥아더 Build Me a Son - Douglas MacArthur 주여, 제 아들을 이렇게 만들어주소서.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꿋꿋하며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하게 하소서. Build me a son, O Lord... one who will be proud and unbending in honest defeat, and humble and gentle in victory... 비오니 그를 평탄하고 안이한 길이 아니라 고난과 도전의 긴장과 자극 속으로 인도해주옵소서. 그래서 폭풍우 속에서 분연히 일어설 줄 알고 넘어지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배우게 하소서. Lead him, I pray, not in the path of ease and comfort, but u..
2020.05.11 -
[시읽기] 만약에 - 러디어드 키플링
만약에 러디어드 키플링 If... Rudyard Kipling 모든 이들이 너를 의심할 때 스스로 자신을 믿을 수 있다면, If you can trust yourself when all man doubt you... 기다릴 수 있고 기다림에 지치지 않을 수 있다면, If you can wait and not be tired by waiting 거짓을 당해도 거짓과 거래하지 않고 미움을 당해도 미움에 굴복하지 않는다면, Or being lied about, don't deal in lies... Or being hated, don't give way to hating, 꿈을 꾸되 꿈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면, If you can dream--and not make dreams your master....
2020.05.04 -
[시읽기] 하나님의 걸작은 어머니 - 하버트 파넘
하나님의 걸작은 어머니 - 허버트 파넘 하나님이 만드신, 꽃처럼 향기롭고 나무처럼 멋있고 아침 이슬처럼 부드럽고 고요한 바다처럼 침착하고 석양처럼 아름답고 별빛 찬란한 밤의 영혼을 지니고 잔물결 찰랑이는 시냇물 같은 웃음과 하늘을 나는 새와 같은 우아함을 가진 사람, 하느님은 이 모든 것을 모아 오롯이 새 작품을 만드셨다. 그리고 이 걸작이 완성되었을 때 하나님은 그를 간단히 '어머니'라 불렀다. God's masterpiece is Mother Herbert Farnham God took the fragrance of a flower The majesty of a tree The gentleness of morning dew The calm of a quiet sea The beauty of the t..
2020.05.03 -
[좋은글] 사랑은 -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우리는 어려운 것에 집착하여야 합니다. 자연의 모든 것들은 어려운 것을 극복해야 자신의 고유함을 지닐 수 있습니다. 고독한 것은 어렵기 때문에 좋은 것입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좋은 것입니다. 아마도 내가 알기에 그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고 다른 모든 행위는 그 준비 과정에 불과합니다. 젊은이들은 모든 일에 초보자이기 때문에 아직 제대로 사랑할 줄을 모릅니다. 그러나 배워야 합니다. 모든 존재를 바쳐 외롭고 수줍고 두근대는 가슴으로 사랑을 배워야 합니다. 사랑은 초기 단계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합일, 조화가 아닙니다. 사랑은 우선 홀로 성숙해지고 나서 자기 스스로를 위해서,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하나의 세계가 되는 것입니다. 중에서, 릴케
2020.05.01 -
[좋은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힌 어느 성공회 주교의 묘비명
내가 젊고 자유로워서 무한한 상상력을 가졌을 때,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가졌었다. 좀 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었을 때 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다. 황혼의 나이가 되었을 때는 마지막 시도로, 가까운 내 가족을 변화시키겠다고 정했다. 그러나 아무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죽음을 맞이하는 자리에서 나는 깨닫는다. 만일 내가 나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더라면, 그것을 보고 내 가족이 변화되었을 것을. 또한 그것에 용기를 얻어 내 나라를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었을 것을. 누가 아는가, 그러면 세상까지도 변화되었을지. -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힌 어느 성공회 주교의 묘비명
2020.04.29 -
[시읽기] 내가 만약 - 에밀리 디킨슨
내가 만약 누군가의 마음의 상처를 막을 수 있다면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내가 만약 한 생명의 고통을 덜고 기진맥진해서 떨어지는 울새 한 마리를 다시 둥지에 올려놓을 수 있다면 내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 에밀리 디킨슨 If I can stop on heart from breaking, I shall not live in vain; If I can ease one life the aching, Or cool one pain, Or help one fainting robin Into his nest again, I shall not live in vain. - Emily Dickinson
2020.04.26 -
[좋은글] How to Love, How to Live / 장영희
> 02 How to Love, How to Live - '사랑하다'와 '살다'라는 동사는 어원을 좇아 올라가면 결국 같은 말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사랑하다 love'와 '살다 live'는 철자 하나 차이일 뿐이다. - 문학이란 일종의 대리 경험이다. 시간적, 공간적, 상황적인 한계 때문에 이 세상의 모든 경험을 다 하고 살 수 없는 우리에게 문학은 삶의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준다. 문학 작품을 읽음으로써 내가 그 작품 속의 주인공이 되어 대리 경험을 하고, 내가 어떻게 해야 인간답게, 또 후회 없이 살아갈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되는 거다. 한마디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배운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인간관계를 맺고 남을 생각하며 살아가는가, 기계처럼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어떻게 의미를 찾고 더..
2020.04.24 -
[좋은글] 아프게 짝사랑하라 / 장영희
01. 아프게 짝사랑하라 -'진짜'는 사랑받는 만큼 의연해질 줄 알고, 사랑받는 만큼 성숙할 줄 알며, 사랑받는 만큼 사랑할 줄 안다. - 짝사랑이야말로 성숙의 첩경이고 사랑 연습의 으뜸이다. 학문의 길도 어쩌면 외롭고 고달픈 짝사랑의 길이다. 안타깝게 두드리며 파헤쳐도 대답 없는 벽 앞에서 끝없는 좌절감을 느끼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는 자만이 마침내 그 벽을 허물고 좀 더 넓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승리자가 된다. - 그러므로 젊은이들이여,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짝사랑하라. 사람을 사랑하고, 신을 사랑하고, 학문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저 푸른 나무 저 높은 하늘을 사랑하고, 그대들이 몸담고 있는 일상을 열렬히 사랑하라. - 사랑에 익숙지 않은 옹색한 마음이나 사랑에 통달한 게으..
2020.04.23 -
[좋은글] 괜찮아, 장영희
괜찮아 '그만하면 참 잘했다'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말, '너라면 뭐든지 다 눈감아 주겠다'는 용서의 말,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네 편이니 넌 절대 외롭지 않다'는 격려의 말, '지금은 아파도 슬퍼하지 말라'는 나눔의 말, 그리고 마음으로 일으켜 주는 부축의 말, 괜찮아. '괜찮아! 조금만 참아, 이제 다 괜찮아질 거야'. - 장영희-
2020.04.22 -
[칼럼읽기] 한국인이어서 자랑스럽다 - 안재승 논설위원장 / 한계레 신문 2020-04-16
- 우리나라가 이렇게까지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받는 건 태어나서 본 적이 없다. - 아마 대한민국 역사에서 처음이 아닌가 싶다. - 세계 각국이 한국의 성공적인 코로나 19 방역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 여당이 압승한 4.15 총선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들의 평가도 다르지 않았다. - 영국 (BBC)는 15일 "한국이 코로나 19 사태에서 무엇이 가능한지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라고 전했다. - 국민들이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방역수칙을 지키며 전국 규모의 선거를 치르는 것을 부러움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 미국 시사주간지 은 13일 "코로나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진행되는 한국 총선은 미국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미국, 영국, 프랑스 등 4..
2020.04.16 -
[칼럼읽기] 인쇄된 기억 - 김진해 / 한겨레신문 2020-03-15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애가 닳고 약이 올라 그 단어 주변을 계속 서성거린다. 비슷한 발음의 단어를 입에 굴렸다가 뱉어내고, 비슷한 뜻의 표현을 되뇌면서 추격한다. 가리키는 대상이 구체적이고 협소할수록 더 빨리 사라진다. 그래서 이름(고유명사)을 가장 먼저 까먹는다. 단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우리는 자신이 늙어가고 있음을 직감한다. 머리에 구멍이 숭숭 나고 있고 내 안에 문제가 생겼음을 알아챈다. 어딘가 막히고 끊어지고 사라져 가고 있다. 늙는다는 건 말을 잃는 것. 우리 어머니도 말년에 말을 잃어버렸다. 말동무가 없던 게 큰 이유였지만 스스로를 표현할 힘도 잃어버렸다. 나도 단어를 잃어버림과 맞물려 완고해지고 있다. 완고하다는 것 약해졌다는 뜻. 일반적으로 실어증의 원인을 '망각'에서 찾지만, 프로..
2020.04.13 -
[칼럼읽기] 코로나가 일깨운 전문성의 가치 - 구본권 / 한겨레신문 2020-04-08
코로나가 일깨운 전문성의 가치 / 구본권 / 한겨레신문 2020-04-08 전문가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 자격증의 문턱과 전문지식에 대한 배타적 접근 및 해석권한을 기반으로 전문가의 권위와 지위가 만들어졌지만 이제는 위태롭다. 인터넷의 정보 민주화는 누구나 전문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수업 중 스마트폰 검색으로 강의 내용을 확인하는 학생들이 두렵다는 교수들도 있다. 인터넷과 유튜브를 통해 전문성을 축적한 '덕후'가 즐비한 세상에서 전문직의 권위와 신뢰는 흔들리고 있다. 톰 니콜스가 펴낸 의 부제는 '나도 너만큼 알아'다. 황당한 주장도 인터넷에서 손쉽게 근거를 장만한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사실이 자신의 가치와 충돌할 때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를 고수할 수 있고 반대 증..
2020.04.10 -
[칼럼읽기] 지금 안 아픈가요? 그러면 너무 염려 마요 - 문병하 목사 / 한겨레 신문 2020-04-01
지금 안 아픈가요? 그러면 너무 염려 마요/ 문병하 목사/ 한겨레 신문 2020-04-01 어느 마을에 죽음의 사자가 찾아왔습니다. 죽음의 사자는 마을 사제에게 돌림병으로 200명을 죽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을 사제는 죽음의 사자와 단판을 지어 사망자수를 100명으로 줄였습니다. 그런데 돌림병이 지나간 뒤 보니 700명이 죽었습니다. 마을 사제는 죽음의 사자에게 따졌습니다. 그러자 죽음의 사자가 답했습니다. “나는 100명밖에 죽이지 않았어. 나머지 600명은 염려로 죽은 거야.” 인류의 전염병은 끊임없었습니다. 12세기는 나병, 14세기는 흑사병, 16세기는 매독, 발진디푸스, 아메리카의 역병 천연두, 19세기는 ‘백색 페스트’ 결핵, 20세기는 스페인 독감, 에이즈 등이 인간을 공포의 올무로 매었..
2020.04.09 -
[칼럼읽기] 내 마음의 꽃밭 - 노은주.임형남 가온건축 공동대표/ 한겨레신문 2020.04.07
내 마음의 꽃밭/ 노은주. 임형남 가온건축 공동대표/ 한겨레신문 2020.04.07 어느새 모든 꽃들이 화려하게 피어나는 봄의 한가운데로 들어섰다. 내가 일하는 사무실 뒤편, 허름한 마당 한가운데 꽂아놓은 작대기처럼 비쩍 마른 라일락 나무에도 물기가 돌기 시작했다. 다가서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나뭇가지 끄트머리가 바르르 떨리며 열심히 꽃을 밀어 올리고 있었다. 봄의 진동을 느끼며 그 앞에서 한참 동안 피어날 꽃을 응원했다. 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지금쯤이면 온 동네 꽃 소식이 소란스럽고, 고속도로나 국도에는 꽃 나들이 가는 사람들을 그득그득 실은 관광버스가 넘쳐날 때인데, 올해는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렵다. 참 어려운 시절이다. 그럼에도 꽃은 때를 알아 여전히 피어오른다. 성수대교를 타고 한강을 넘을 ..
2020.04.08 -
[동시암송] 누가 누가 잠 자나, 목일신
동시가 아름답다! 누가 누가 잠 자나 - 목일신 넓고 넓은 밤하늘에 누가누가 잠 자나 하늘나라 아기별이 깜박깜박 잠 자지 깊고 깊은 숲 속에선 누가 누가 잠 자나 산새들이 모여 앉아 꼬박꼬박 잠 자지 포근포근 엄마 품엔 누가누가 잠 자나 우리 아기 예쁜 아기 새근새근 잠 자지
2020.04.06 -
80.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나태주 시집
'시'가 성큼 내게로 왔다. '봄'을 읽고 싶어서 시집을 펼쳤다가 '행복'을 만났다. 행 복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2020.04.05 -
[시읽기] 내 마음에도 봄이 오면, 김용화
동생이 봄 산책 나갔다가 시랑 사진이랑 보내왔다. 내 마음에도 봄이 오면 내 마음에도 봄이 오면 노랗고 빨간 꽃들이 지천으로 필까 파아란 하늘 아래 연한 바람이 불고 연녹색 환희로 가슴 벅찰까 오손도손 웃음 소리가 들리고 포근한 정이 보드랍게 쌓일까 내가 순수했던 어릴 적엔 몰랐네 마음에도 오솔길이 있었고 마음에도 꽃길이 있었고 내가 어른이 되어서야 알았네 마음에도 겨울이 길어 찬바람 불고 마음에도 슬픔이 앉아 꽃이 진다는 걸 아무래도 내일은 태양을 하나 따서 불지펴야겠다 언 땅을 녹이고 언 마음을 녹이고 차가운 겨울 단숨에 떨쳐내고 꽃길같은 봄 하나 만들어야겠다 마음에 푸른 숲 만들며 살아야겠다 꿈결같은 그 숲길 나란히 걸으며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어야겠다.
2020.04.02 -
[동시암송]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김소월
어릴 적 시골 동네가 생각난다. 나중에 이런 곳에서 살면 좋겠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 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2020.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