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장강명 저_페이지모리스 역

2022. 11. 4. 22:37책읽기/책읽기_여러분야

 

장강명 단편소설 <당신이 보고 싶어 하는 세상>


저자 장강명은 지난달 도서관에서 진행된 프로그램 '퇴근길 책 한 권 할까요' 초대 작가다. 다른 일정으로 그 시기를 놓치고 동네 대학에서 초대한다기에 반가운 마음에 달려갔다. 작가를 만나러 가는 길에 <당신이 보고 싶어 하는 세상>을 도서관에서 대출했다.

이 책은 2021년 심훈문학대상 수상작으로 한.역대역본으로 출간되었다. 심훈문학제는 소설 <상록수>를 집필한 심훈 선생의 문학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문학 행사로 해마다 개최되고 있다.

저자 장강명은 1975년 서울 출생. 2011년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활동 시작, 장편소설 <한국이 싫어서> <댓글부대>, 논픽션 <당선, 합격, 계급> 등이 있다. <책, 이게 뭐라고 (2020)>, <책 한번 써봅시다 (2021)>를 통해서 처음 작가를 알게 되었다.

이 책은 SF소설이다. 초고속 인터넷, 포털사이트, 인터넷 언론, 스마트폰, SNS... 확산 등 그간 상상하지 못했던 미디어 혁명의 낯선 환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은 '에이전트'라는 기기를 통해 현실을 바꾸거나 왜곡하여 그가 보고 싶어 하는 세상을 본다. 에이전트를 착용하고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진짜로 믿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리고 있다. 오늘날 미디어 혁명의 환경과 가짜 뉴스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사실을 순화. 미화. 왜곡하는 현상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질문이 남는다.


<창작 노트 중에서>

개인 맞춤형 미디어가 확증 편행을 일으키고 거기에 빠진 사람들이 '탈진실(post-truth)' 상태에 이르며, 그로 인해 사회의 구심력이 무너진다는 악몽. 나는 이것이 이미 시작된 시나리오라고 믿는다.... 실제로 이런 기계가 나온다면 나는 사용할 것인지 자문해봤다.... 집 밖 풍경은 확실히 내 눈에 보기 좋게 바꿀 것 같다. 사람에 대해서도, 그저 나를 스쳐갈 뿐인 이들에 대해서는 그냥 스트레스 안 받고 좋은 인상만 간직하도록 조금 현실을 보정해줘도 괜찮지 않을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이 질문을 받은 우리는 앞으로 얼마나 빨리 부서지고 흩어지게 될까. 저마다 자신이 보고 싶은 세상을 보고, 내가 보는 세상이 얼마나 현실인 지조차 확신할 수 없게 된단 말은, 우리 문명이 곧 조현병을 앓게 된다는 얘기다. 이 걱정과 두려움을 힘과 희망으로 바꿀 방도를 서둘러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