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20. 12:19ㆍ기사쓰기_서울시민기자/서울문화.역사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에 유서 깊은 역사 유적은 아닐지라도 잔잔한 추억을 남겨줄 수 있는 문화유산 한두 개는 있기 마련이다. 문화재 청 ‘생생문화재’ 사업은 남녀노소 누구나 우리 역사와 전통을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각 지역의 문화 유산을 발굴하고 그 안에 담긴 다양 한 이야기와 의미들을 담아낸 문화 프로그램이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159개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70년간 근대산업 문화유산의 현장을 잘 간직하고 있는 경춘선, 그리고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인 화랑대역사 관 련 체험교육 프로그램 ‘메모리로드, 화랑대역’이 화랑대철도공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어른들에겐 옛 기억과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역사를 배우고 부모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다.
화랑대철도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체험학습 프로그램 ‘메모리로드, 화랑대역’은 4개의 주제 ▲메모리로드 1939, ▲경춘선 메모리로 드, ▲화랑대역 공간을 재창조하다!, ▲경춘선 그 새로운 시작 등으로 나누어 6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다. 지난 토요일 ‘화랑대역 공간을 재창조하다!’ 체험학습에 참관하기 위해 화랑대역사와 목공체험관을 방문했다. ‘이어내림 지붕구조’ 라 는 독특한 형태 때문에 등록문화재 제 300호로 지정된 화랑대역사의 건축 특징을 살펴보고, 직접 기차 모형을 만들어보는 DIY 건축 목 공예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화랑대역사 앞에서 프로그램 접수를 받고 있다. 학습을 하기 전 사전 발열 체크부터 손소독제, 마스크 착용까지 꼼꼼하게 챙기고 있 다. 소수 인원 2인 1조 한 팀당 한 테이블에서 체험이 진행되며, 오늘은 초등학생 6명이 부모들과 함께 참가했다.
안내 요원의 설명을 들으며 화랑대역사의 독특한 건축양식 ‘이어내림 지붕구조’ 의 형태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경춘선의 역사를 살펴보 았다. 전시실에는 당시의 여객 운임표와 노선표, 기차역 풍경 사진, 역무원 의복, 소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기차 안에 기억과 향수를 불러오는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선반 위의 통기타, 선물 꾸러미를 비롯하여 기차 내에서 구입해 즐겨 먹었 던 간식 카트가 놓여있다. 삶은 계란과 사이다는 예전 기차 여행을 기억하는 모두가 잊지 못하는 절묘한 조합의 간식거리다. 창문에 붙 여 놓은 당시 사진을 통해 예전 창밖의 기차역 풍경도 구경할 수 있다.
화랑대역사를 둘러보고 기차길 건너 목예원 목공체험장으로 향했다. 울창한 숲 속에 자리한 목예원에 들어서니 푸른 수풀 위에 하얀 나 비가 날고 푸른 숲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다. 아이들은 기차를 만들기 위해 우르르 달려가 금세 체험장에 도착했다.
목공체험장에서 열리고 있는 건축 목공예 체험 프로그램은 7월4일~8월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에 초등학생과 가족을 대상으로 진행 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주제의 체험 학습 프로그램이 화랑대철도공원에서 펼쳐지고 있다.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기차 모형 만들기’ 체험 학습에 참여하고 있다. 지도 교사의 안내에 따라 나무 조각들을 끼워 맞추고 망치로 못을 박으며 기차를 완성해가는 모습이 자못 심각하다. 엄마와 아빠들은 도우미로 아이들 활동을 열심히 돕고 있다.
아이들은 못으로 고정된 기차 모형을 페이퍼로 정리하고 기차 옆면에 펜으로 그림을 그리며 기차를 완성해나간다. 엄마와 아빠, 아이 모 두 힘을 합해 기차 모형을 정성껏 만들고 있다. 도우미 선생님들의 손길도 분주하다.
가족들이 힘을 모아 뚝딱뚝딱 기차를 완성해가는 모습이 정겹고 훈훈하다. 아이와 함께 학습에 참여한 한 시민은 “주말이면 가능한 시 간을 내어 아이와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도 좋지만 저도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했던 추억이 떠올라 더욱 즐겁다”며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전했다.
부모와 함께 체험 학습에 참가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했던 행복한 기억들이 떠올랐다. 어릴 때 부모와 함께 보낸 즐겁고 행복한 추억은 아이들의 꿈과 감성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성장통을 이겨낼 수 있는 저력이 되기도 한다. 잠시라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의 문화유산을 찾아 역사와 전통을 배우고 즐기며 아이들과 함께 잔 잔한 추억을 쌓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