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23. 22:50ㆍ기사쓰기_서울시민기자/서울문화.역사
"민족의 얼이 서린 곳 조국과 함께 영원히 가는 이들, 해와 달이 이 언덕을 보호 하리라." 서울의 푸른 동맥을 잇는 공작봉(孔雀峰) 기슭에 위치한 국립묘지, 서울현충원이다.
새해, 할아버지가 계신 현충원에 가고싶다는 아이의 제안으로 함께 방문하게 되 었다. "할아버지는 직업군인으로 한국전과 월남전에 참전하셨어. 몇 해 전 돌아 가셔서 충혼당에 할머니와 함께 모시게 되었지…" 이런저런 이야기와 함께 할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더듬으며 아이와 추모공원을 걸었다.
추모 시설로는 현충문, 현충탑과 위패봉안관, 학도의용군 무명용사 탑, 충열대 가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국빈, 외교사절, 유가족, 학생, 군인 등 한 해 300만 명 이 현충탑과 묘역을 찾아 참배한다. 가족이 함께 현충탑 앞에서 엄숙하게 묵례 를 올린다.
"현충탑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분으로서, 민족의 성역 국립 서울현충원에 모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충의와 위훈을 상징하는 탑이 다." 라고 적힌 현충탑 안내문을 함께 꼼꼼하게 읽어내려간다.
"이 탑에는 6·25전쟁 당시 포항지구에서 전사한 학도의용군 김춘식 등 48위의 무명용사 유해가 반구형 석함분묘에 안장되어 있다."라고 적힌 안내문의 글귀 를 읽다보니 교복을 입고 전쟁에 뛰어든 십대 청소년들이 떠오르며 가슴이 찡해 온다. 무명용사들도 이름과 가족을 찾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충원은 44만 평 대지 위에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18만 1,000여 분이 잠들어 계시는 우리 민족의 성역이다. 국립유공자, 장병, 국가유공자, 장군, 외국인, 경 찰관, 국가원수 묘역 등이 있다. 아이와 함께 묘비를 하나하나 읽으며 충혼당을 향해 걸었다. 국가를 위해 싸우다 홀로 잠든 젊은이들의 묘비가 더욱 안타깝게 눈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