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근교] 기차 타고 양평 나들이
2022. 2. 13. 21:28ㆍ떠나기/강물따라
기차 타고 양평을 나왔다.
한강, 남한강이 오늘따라 보고팠다.
얼마 전엔 양수리역에 내려 두물머리를 왔는데
오늘은 다섯 정류장 더 가서 양평역에서 내렸다.
남한강을 한참 바라보며 강가를 걸었다.
늦겨울 바람은 차거우나
뒤집어쓴 털모자와 오리털 파카 속은 따뜻하다.
미세 먼지 탓일까, 세상이 흐릿하고 뿌옇지만
겹겹이 두른 산을 배경으로
잔잔히 흐르는 한강은 오히려 운치있다.
이젠 믿음도 감정도 많이 안착되고
세상일에 담담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사소한 일에 잠시 또 민감해졌다.
그래도 흐트러진 감정을 금방 추슬렀다.
나이가 들긴 들었나 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무엇일까.
내 생각을 버리는 것,
다른 생각을 인정해주는 것일 터인데.
.......
한강은 여전히 유유히 흐르고 있다.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