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산책] 캠퍼스에 봄은 왔건만, 서울과기대

2020. 4. 23. 08:36놀러가기/서울산책

한적한 캠퍼스 가로수길

 

약속이 있어서 캠퍼스를 찾았다. 코로나 19로 인해 캠퍼스가 아직도 굳게 닫혀있다. 커다란 캠퍼스가 텅 비어있다. 인적이 없는 캠퍼스 가로수길을 걸었다. 가끔 마스크를 낀 학생들이 한 두 명 보였다. 건물마다 주차장엔 교수들의 자동차로 꽉 차있다. 학생들은 없지만 교수들은 이른 아침부터 출근한단다. 한 학기 동안 모든 수업이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어서 온라인 수업 자료를 계속 제작하여 학교 사이트에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교내 국제 학생 기숙사

 

세계 각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머무는 기숙사 문도 굳게 닫혔다. 기숙사는 텅 비어 있고 건물 앞 국기게양대에는 각 나라의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기숙사 아래 편의점, 북카페도 사람이 없다. 스포츠센터는 문이 잠겨있다. 

 

봄꽃이 만발한 캠퍼스

 

캠퍼스에 봄은 왔건만, 사월의 철쭉은 만발했건만, 봐주는 이, 찾아주는 이 한 명 없는 쓸쓸한 캠퍼스다. 봄꽃처럼 아름다운 청춘들은 봄꽃만 남기고 다 어디 갔을까. 캠퍼스의 부산함과 활기는 다 어디로 갔을까. 인적이 드문 캠퍼스는 정적마저 감돈다. 캠퍼스의 낭만도, 캠퍼스의 사랑도 쉬고 있다.

 

빨갛게 물들어 있는 화단을 지나 연구실 건물로 들어간다. 복도를 지나는데 양쪽에 위치한 연구실 문마다 '녹음 중'이라는 메모가 붙어있다.

 

연구실이 있는 복도를 걸었다. 양쪽 연구실에서 웅성웅성 영상 강의하는 소리가 들렸다. 교수들이 연구실에서 영상 강의 자료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목소리를 높여 열강 중인 교수,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교수, 연구실에서 열강 중이다. 

 

홀로 남아있는 캠퍼스 벤치

 

화사한 꽃밭에 홀로 남아있는 캠퍼스 벤치가 더욱 쓸쓸해 보였다. 캠퍼스 벤치에는 청춘 이야기가 있었다. 꿈과 희망, 기쁨과 환희, 도전과 열정, 여유와 낭만, 우정과 사랑, 그리고 고민과 고독, 아픔과 슬픔도 있다. 청춘의 시간은 빠르게 지나간다. 지금의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지 않으면 미래의 시간도 쉬이 지나쳐 버릴 것이다.

 

하루빨리 캠퍼스의 일상이 회복되어 아름다운 청춘 이야기를 다시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래 '괜찮아! 조금만 참아, 이제 다 괜찮아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