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새 소리가 안 들려
2020. 4. 21. 18:56ㆍ나랑놀기/이생각저생각
새소리가 안 들려
코로나로 인해 남편은 운동 겸 걸어서 출근한다.
뒷산 가는 대신 요샌 남편 직장 옆 한적한 소나무 숲길을 남편과 함께 산책한다.
오늘도 따라나선다. 도란도란 얘기를 주고받는다.
날씨는 화창하고 하늘은 청명하다.
바람은 살랑살랑 초록은 파릇파릇, 오늘따라 새소리가 경쾌하다.
새소리를 유독 좋아하는 남편,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말을 건넨다.
남편 : 이제 새소리가 안 들려!
나 : 갑자기 왜에?
남편 : 바로 옆에 재잘대는 소리가 있어서.. 좋은데!
나 : 어 정말? 왜 좋은데?
남편 : 일단 새소리보다 시끄러워 심심하지가 않아.
세상만사를 주제로 재잘대거든.
게다가 무슨 말 하는지 금방 알아들을 수 있어.
손짓 발짓도 부족해 목소리까지 크니까..
무엇보다 집중해서 듣게 돼.. 돌발 질문에 대답 못하면 안되거든..
아 그리고 이야기가 끝이 없어.
새는 날아가버리면 그만이지만..
옆에서 지금도 재잘거리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