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13. 00:52ㆍ배우기
글쓰기 카톡방에 포스터가 떴다.
2019.11.11
제1회 LET'S 1111,
1주일 1권 읽고 1년 1권 쓴다.
궁금했다.
지금까지 내가 아는 한 길만 걸었다. 다른 길에 대해서 아는 바도 없고, 관심도 없고,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 나에게 주어진 일이라 생각하고 앞만 보고 걸었다. 어느 날 갑자기 궁금했다. 내가 누구인지. 지금 어디에 서있는지. 어디쯤 가고 있는지. 내 세상에만 갇혀있는 것은 아닌지. 이렇게 살다 마는 것인지.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했다. 고민이 시작되었다.
책을 읽기로 했다.
하던 일을 일단 멈추기로 마음을 먹은 지 그로부터 몇 달, 미루고 미루다 용기를 내어 작년 2월, 일터를 나왔다.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기 위해 주변부터 정리했다. 휴대폰 카톡방을 정리하고, 전화소리는 무음으로 바꾸었다. TV도, 인터넷도, 휴대폰도 멀치감치 두었다. 사람들과 만남도 자제했다. 대신 구석에 박혀있던 책장과 책상을 거실로 끌고 나왔다. 못 읽었던 책을 모두 꺼내놓았다.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상에 앉아 두문불출 꼼꼼히 읽어나갔다. 고개를 끄덕이며, 울다, 웃다, 밑줄을 긋다가, 동그라미를 그리고, 메모를 해가며... 역사, 철학, 인문학, 자기 계발서.. 소설, 에세이, 시집... 등 다양하게 읽었다. 8개월간 50여 권 정도 읽었을까. 한 권 한 권, 저자와 만남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가끔은 충격이었다. 책을 제대로 읽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읽은 후 내용과 생각을 정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생각을 글로 표현하니 그것 또한 쉽지가 않았다.
글을 쓰기로 했다.
뭐라도 한 자 쓰고자 시민기자에도 지원했다. 하지만 기자로 선발된 후에도 2개월간 한 자도 쓸 수가 없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고민이 깊어갔다. 동네에서 열리는 글쓰기 수업 '긱워커의 글쓰기'를 신청했다. 수업 첫날, 숙제는 매일 한 줄 쓰기다. '매일 한 줄을 어떻게 쓰지?'라는 고민으로 내내 밤잠을 설쳤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쓰기 전문가가 알려준다. 고민만 말고 친구에게 수다 떨듯이 그냥 쓰란다. 그래! 수다라면 내가 자신 있지!
언제부턴가 아침에 눈을 뜨면 글감부터 찾기 시작한다.
오늘은 2019.11.11
Let's 1111, 그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