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일상] 엄마 보러 가는 길

2019. 11. 4. 07:36신앙이야기

 

세상은 빨갛다 파랗다 노랗다 하는데 

엄마 보러 가는 길 안개만 자욱하다

온 세상이 뿌옇다

 

누워만 계시는 엄마를 만난다 

휠체어에 앉히고 엄마가 좋아하는 분홍 스웨터를 입혀

병원 앞마당으로 산책 나온다

 

오늘은 말씀을 다 하신다

평소 즐겨 입었던 스웨터를 만지작만지작하시다

환한 얼굴로 갑자기 "이거 어디에 있었어?"

엄마 장롱에서 가져왔지!

오늘은 분홍 스웨터가 눈에 들어오시나 보다

한참있다 또 물으신다. "어디에 있었어?" 엄마 장롱!

또 물으신다. "어디에..." 엄마..

또 "어디에..." 엄마... 엄마...

 

오늘은 엄마랑 이야기를 하염없이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