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어떻게 말해줘야할까, 오은영 정신과 의사

2021. 1. 6. 12:00책읽기_1주1권/책읽기_부모되기

 

오은영 정신과 의사의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오은영의 화해>, <내 아이가 힘든 부모들에게> 이어서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를 읽었다. 이 책은 잔소리가 아닌 훈육이 되는 부모의 말 한마디, 130가지를 주제 별로 정리한 것으로 아이의 행동을 바꾸고 싶다면 우리 부모의 말부터 바꿔야 한다고 제안한다. 아이들과 부모를 직접 상담하고 치료하면서 경험한 저자의 노하우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대략 훑어보려고 구한 책인데 다른 이론서와는 다른 실생활과 밀접한 내용이라서 한마디 한마디 공감이 되어 마음에 깊숙이 와 닿았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니 그동안 아이들과 사람들에게 얼마나 무심하게 말하며 살았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미리 알았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읽는 동안 내내 말의 위력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살펴볼 수 있었다. 아이들 키우는 부모뿐만 아니라 의사소통을 하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내용이다. 

 

본문 중에서 마음에 남았던 내용을 다시 되뇌며 옮겨보았다.

 

자신이 배운 것을 자신이 스스로 생각해서, 자신이 결정해서, 자신이 행해야 해요. 즉 배우고 행하는 주체가 아이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아이의 자기 주도성을 키우는데 굉장히 중요해요. (p.100)

 

상대방의 표정에 지나치게 민감한 아이들은 자기에게 특히 중요한 상대 얼굴빛이 조금이라도 어둡거나 표정이 없거나 화가 난 것 같으면 자기 잘못 때문이라고 느껴요. (p.117)

 

좋은 음식, 멋진 장소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그저 밝은 햇살 속에서 엄마가 이를 환하게 드러내고 웃던 모습을 기억합니다. 아빠랑 장난치면서 숨이 넘어갈 정도로 깔깔거리던 즐거운 경험을 기억합니다. 나중에 "그때 참 재미있었는데..." 하면서 힘차게 살아가요 (p.128)

 

누군가 나의 마음을 알아주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작은 수긍 한 번에도 우리 마음에는 작은 촛불이 켜져요. 그 누군가가 부모라면 지금의 우리조차 기분이 은근히 좋아집니다. 다 자란 우리조차 그래요. 아이는 어떨까요? (p.130)

 

아이의 자신감에는 외부에서 받은 상이나 칭찬보다 부모가 해주는 인정, 지지, 격려가 더욱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부모를 생각할 때 '너그럽다'라는 단어를 가장 먼저 떠올리면 정말 좋겠습니다. (p.141)

 

누구에게나 다양한 모습이 있어요. 그런 모습들이 누군가의 마음에 들 수도 있고 안들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누군가의 취향 문제이지요. 그런 걸로 아직 성장 중인 아이에게 모욕감을 주면, 아이는 자신의 진솔하고 다양한 모습을 통합하기 어려워요. 감정이 상해서 자기 모습을 편안하게 마주하지 못합니다. 집에서나 밖에서나 외로운 아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내 모습을 보이면 비난받을까 남들 앞에서 솔직하고 당당하게 행동하지 못하거든요. 아이의 자연스러운 본성 자체를 그대로 인정해주세요. 사람은 잘하는 것도 있고,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못하는 것은 자신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고쳐가며 살면 됩니다. 그래야 아이가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흔쾌히 마주할 수 있습니다. (p.148)

 

자존감은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알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 생깁니다. 내가 잘하는 것, 못하는 것, 나의 강점과 약점을 스스로 잘 파악해야 자존감이 높다고 할 수 있어요.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어떤 상황, 어떤 사람 앞에서도 쉽게 위축되지 않아요. 스스로 자신 없는 일조차 자신 있게 인정할 수 있습니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성취나 결과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생각과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p.154)

 

칭찬을 너무 해줘도 안 해줘도 안 됩니다. 칭찬을 해야 할 상황에서는 가볍게 "너 잘한다" 내지는 "네가 열심히 하면 꽤 잘하네" 정도가 좋아요 너무 과하게 칭찬하면 다시 했을 때 그만큼 못할까 봐 아예 안 하려고 하기도 하거든요. 늘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구체적으로 칭찬해야 합니다. 아이가 100점을 받아 왔어요. "이야, 우리 아들 멋지다"라고 칭찬하는 것보다 "엄마는 네가 100점을 받았다는 사실이 참 기뻐. 그건 네가 실수를 안 하고 문제를 잘 풀었다는 이야기니까"라고 말해주는 것이 더 좋습니다. (p.175)

 

남편과 아내가 서로에게 해줬으면 하는 말이에요. 아이들 키우느라 서로를 돌아볼 여유가 없을 때가 많지요. 그러다 불쑥,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나의 편에게 짜증내고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말을 해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제일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편안하고 힘을 내야 사실 나도 편안합니다. 오늘의 미션입니다. "생각해볼수록 당신 참 괜찮은 사람이야. 당신 참 잘 살았어." 아주 중요한 사람, 가까운 사람과는 인생 이야기를 하면서 사셨으면 합니다. 입에서 나오자마자 허공에 흩어져버리는 그런 말 말고요. 위로와 격려, 슬픔과 좌절, 스트레스와 고통, 고민과 갈등... 인생을 함께 이야기하며 사셨으면 합니다.(p183)

 

아이를 알고 싶으세요? 아이 말을 끊지 마세요. 아이가 입을 닫으면 아이를 알 수 없습니다. 아이의 문제에 도달할 수 있는 채널을 잃어요. 가르칠 수가 없습니다. 말을 안 듣는 것보다, 말대꾸하는 것보다, 말할 줄 알면서 안 하는 것이 가장 심각한 '응급 상황'입니다.(p185)

 

내 마음의 주인은 나입니다. 나의 인생에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나의 마음을 빼앗깁니다. 잘 사는 듯한 사람을 보면 부러워지고 내 인생은 뭐지 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아시잖아요. SNS에는 누구나 멋진 것, 자랑하고 싶은 것을 올려요. 정말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연출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 사람은 그 사람이고, 나는 나예요. 그 사람은 그 사람 인생을 사는 것이고 나는 나의 인생을 사는 겁니다. 마음이 흔들릴 때는 얼른 '나'로 돌아오세요. '내 인생도 뭐, 이 정도면 좋지' 하고 끝나야 합니다. 언제나 당시에는 많이 고민하며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나은 것을 택했잖아요. 사람이기에 시간이 흐른 뒤에 후회할 수는 있지만 그때는 그것이 최선이었어요. 최선을 다한 삶은 그 자체로 충분합니다. (p198)

 

말은 입으로만 하지 않아요. 말없이 가만히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말하는 겁니다.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떡이며 끝까지 들은 후에 별다른 조언을 하지 않아도, 그 태도만으로 아이는 굉장히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도 합니다. 말이 그래요. 하기 위한 말이 아니라 듣기 위한 말일 때 더 깊은 더 진실한 마음이 전달되기도 한답니다. (p200)

 

우리는 종종 누군가가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면 생각으로 받아들입니다. 의도를 가지고 한 '생각'으로 바꾸는 것이지요. 그 생각의 옳고 그름을 따지게 돼요. 감정을 그대로 받아주세요. (p240) 

 

인간관계에서 무언가 불편하거나 꼬이면 도망가거나 대판 싸우거나 단절해버릴 수 있습니다. 조금 불편했지만, 문제가 있었지만, 결국은 좋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그래야 아이도 문제가 단번에 좋아지지 않아도 결국은 풀어갈 수 있다는 것을 생활 속에서 배우게 됩니다. (p247)

 

아이는 부모를 정말 사랑합니다, 누구보다도 부모가 자신을 사랑해줄 때,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때 가장 행복합니다. (p259)

 

부모는 언제나 부모의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유치해지지 말자고요. 하룻강아지는 범을 보고 짖을 수 있어요. 범은 하룻강아지를 보고 으르렁대지 않습니다.(p260)

 

현실과 다르게 무조건 아름답게만 하는 조언은 아이의 마음에 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진심을 담은 자연스러운 조언, 그게 좋아요.(p274)

 

부모는 권리도 권력도 아닙니다. 그냥 부모인 거예요. 부모의 역할은 하고 안 하고 하는 식으로 마음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조건이 붙으면 안 됩니다. 부모의 상태에 따라 바뀌어도 안 되는 거예요. 아이의 나이에 따라 해야 하는 역할이 달라질 뿐, 부모는 언제까지나 부모여야 합니다.(p291)

 

어느 집단에 가나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있을 수 있어요. 그들과 친해지려고 애써 노력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날 싫어해도 위축되지 않고 잘 버티면서 내가 불편하지 않을 만큼 그 문제를 잘 다뤄내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p296)

 

다둥이 훈육의 핵심은 편들지 않는 것과 그 자리에서 각각 혼내지 않는 것입니다. 다둥이 육아는 평등이 기본이에요. 아이들을 비교하는 말은 정말 좋지 않아요.(p.308-312)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이가 부모를 이겨봐야 합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자신의 타당함과 정담함을 순순히 인정받는 경험을 해봐야 합니다. "이것은 아빠가 잘못 생각한 것 같네. 네 말이 맞아"라는 식으로 자신이 타당하지 않았음을 아이 앞에서 편하게 인정해야 아이가 부모를 딛고 올라가요. 그래야 아이가 부모보다 큰 사람이 됩니다. "그러니까 내 말이 맞지"로 끝나는 부모가 이기고 끝나는 싸움에서 아이의 자존감은 높아지기 어렵습니다. (p.346)

 

친구의 모진 말에 아이가 상처 받았다면, 이렇게 말해줄 수도 있습니다. "집단 안에는 정말 너랑 안 맞고 좋지 않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해.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너는 괜찮은 사람이야. 그 사람의 기준에 너무 좌우되진 마라."(p.348)

 

아이에게 꿈을 물을 때는 이렇게 말해주세요. "네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할 것 같니?", "네가 어떤 일을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니?" 꿈은 인생의 나침반이나 등대 같은 거예요. 절대적인 것은 없어요. 그저 그 방향으로 가면 됩니다.(p.350-352)

 

"할 수 없지. 있는 것 가지고 놀아야지." 체념도 가르쳐야 해요. 사람은 체념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체념은 포기가 아니에요. 원하는 것이 안 될 수도 있구나를 배우는 것입니다. 체념해야 상태를 받아들일 수 있어요. 그래야 그다음 발전이 가능합니다.(p.357)

 

까먹기, 양치 등 소소한 일은 소소하게 다루세요. 그런데 작은 일을 어마어마한 일처럼 다루는 분도 있어요.(p.362)

 

화난 상태에서 아이에게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방법을 써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으면 훈육은 다음으로 미루세요.(p.364)

 

아이와 맞서서는 문제 행동을 고치기 힘듭니다. 부모와 아이가 서로 협조하는 관계, 아이와 한 팀이 되어야 해요. 그래야 조금은 수월하게 고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습관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 아이 자신밖에 없습니다. 부모와 아이가 문제 행동을 고쳐나가는데 한 팀이 되면, 아이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아이는 부모와 힘을 합해서 같이 해결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함께 노력할 수 있다는 것도 배웁니다. 무엇보다 아이는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꺼리지 않게 되고 또 부모의 도움이나 조언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제 되지요. 또한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감도 기를 수 있습니다. (p.371-372)

 

아이를 때리는 행동은 일종의 공격입니다. 위계에 의해서 더 힘 있는 사람이 힘없는 사람을 때린 겁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였어도 때리는 행동은 부모가 아이를 공격한  것입니다. 아이는 맞았을 때의 아픔을 기억해서 문제 행동을 고치기보다는 그때 느낀 공포와 모멸감을 더 강하게 기억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길 바란다면 부모의 행위가 잘못이었음을 인정하세요. 아이가 '아, 엄마도 때린 게 잘못됐다고 생각하는구나'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p.379)

 

아이의 일 년을 쭉 정리해주면서 "너 대체로 괜찮은 아이야'라고 말해주면 자기 신뢰감도 커지고 통찰력도 발달합니다. 주의할 점은 무조건 "넌 괜찮은 아이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증거를 모아봤더니 이러저러하다, 대체로 잘했다"라는 식으로 말해주는 겁니다.(p.392)

 

처음 임신을 확인했을 때, 생각나시나요? 저는 그때 아이가 미치 꽃향기 같았습니다... 아이를 생각하면 반짝반짝한 별이 가득한 밤하늘에 보였습니다. 눈이 부시도록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이, 제 눈 안으로 쏟아지는 것 같았어요. 아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르도록 찬란한 느낌이었습니다... 아이를 생각하면 봄이 오는 것만 같았어요....(p.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