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기 3주째, 또 집착하고 있었네

2020. 8. 26. 15:59책쓰기_1년1권/2020_미국이 뭐길래 1

 

책 쓰기 3주째, 또 집착하고 있었네

 

책 쓰기 3주째다.

 

이제는 어떠한 일에도 집착하지 않기로 하고 그냥 놀기로 나와 약속했는데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니 머리가 띵하다. 갑자기 허기가 져 식탁에 겨우 앉아 빈 속에 호박죽을 들이밀었다. 남편 도시락도 대충 싸서 보내고 10시부터 약속된 온라인 수업을 받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다. 오늘따라 처음으로 온라인 줌 수업을 받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다. 강사가 발표를 시키는데 도통 뭐라고 얘기할지 정리가 안된다. 장장 3시간을 꾹 참고 비몽사몽 수업을 마쳤다.

 

수업이 끝나니 기운이 더 없다. 갑자기 왜 이럴까. 지난주 동생과 시내를 쏘다녀 혹 코로나에? 발열과 기침이 증상이라고 했는데 몸은 오히려 차갑고 헛기침도 나오지 않는다. 어제 정오쯤 뙤약볕에서 산책하며 전화기를 붙들고 함께 책을 쓰고 있는 동생과 '책 쓰기' 관련 열변을 토하며 더위를 먹었을까? 아니면 모기 한 마리가 쌩하며 나는 소리에 새벽잠을 깨어 잠이 부족했을까? 마음이 심란했다.

 

그동안 소장용으로 책을 출판한다고 쉬엄쉬엄 쓰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상업출판을 권유해서 갑자기 카테고리를 변경하고 재 정리하느라 어젯밤 늦게 잤을 뿐. 상업 출판한대니 긴장이되고 다급해져 하루 한 꼭지 쓰던 것을 요 며칠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여러 개를 포스팅했을 뿐인데. (결국 소장용으로 출판할 거면서)

 

허기진 배에 점심으로 아침에 먹다 남은 호박죽과 과일 조각을 깨물어 삼키고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피곤하고 졸린 몸을 침대에 눕혀 낮잠에 빠졌고 곤하게 두어 시간 푹 잤을까.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벌떡 일어났다. 언제 그랬냐 싶게 몸이 멀쩡하다. 하지만 눈은 퀭하게 들어가 있다. 나와 했던 약속을 잊은 채 그래 또 집착하고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