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기] 186. 육식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2025. 3. 15. 17:22책읽기_1주1권

 
 <육식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독서동아리 이번 주 필독서다. 익히 들어본 책이었지만 읽을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었다. 그간 읽고 싶은 책만 읽어왔음을 새삼 깨달았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왔는데 겉장이 너덜너덜하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었길래. 나만 빼고 다 읽었나 보다.

예상대로 첫 장부터 버겁다. 중간에 책장을 덮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평소 책을 찬찬히 읽으며 정독하는 편인데, 이 책은 아예 '눈으로 읽기'로 작정했다. 

 
읽는 내내  며칠 전 구입한 냉장고 속 쇠고기가 마음에 걸렸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과연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까. 한편으로 지구의 오염된 환경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 책은 각주(책의 1/4 할애)에 있는 전문가들의 논문과 글을 인용해 상황을 객관적이고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다. 현대 문명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 중 하나는 쇠고기를 먹기 시작하면서 파생되었고, 이 문제는 여러 분야에 걸쳐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켰다고 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12억 8천 마리의 소들이 전 세계 토지의 24%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곡물의 70%를 소를 비롯한 가축이 먹어치우고 있다. 이는 굶주리고 있는 인간 수억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게다가 육식으로 인해 생태계는 파괴되고 인간은 온갖 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조목조목 설명한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육식 문화를 초월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원상태로 돌리고 온전하게 만들고자 하는 징표이자 혁명적인 행동이다고 말한다. 자연을 회복시키고 인간과 소의 관계를 다시 선정하게 만들며 우리 존재를 새롭게 하는 것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이것은 새로운 포스트모던 감각의 핵심적인 요소이며 새로운 지구 중심 의식의 전조라고 설명한다. 쇠고기를 없앰으로써 우리는 소는 물론 지구를 공유하는 다른 생명체들과의 유대감을 다지며 새로운 인류 의식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딪게 될 것이라고 설파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 "수백만 명의 인간들이 곡식이 부족해 기아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선진국에서는 사료로 사육된 육류, 특히 쇠고기 과잉 섭취로 인해 생긴 질병으로,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미국인, 유럽인, 일본인들은 곡물로 사육된 쇠고기를 탐식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풍요의 질병', 즉 심장발작, 암, 당뇨병 등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
 
<저자>
제레미 리프킨 (Jeremy Rufkin)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넘나들며 자본주의 체제 및 인간의 생활방식, 현대 과학기술의 폐해 등을 날카롭게 비판해 온 세계적인 행동주의 철학자. 전세계 지도층 인사들과 정부 관료들의 자문역을 맡고 있으며 과학 기술의 변화가 경제, 노동,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활발히 집필 작업을 하고 있다. 
<온실위기재단>, <워싱턴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

저서: <소유의 종말> <노동의 종말> <엔트로피> <바이오테크 시대> <생명권 정치학> 등

 
<머리말 중에서>
 
이 책은 수천 년에 걸쳐 인류와 소 사이에 공고하게 다져진 특별한 관계를 다루고 있다. 우리는 소를 경배하고 신을 위해 그들을 희생시켰을 뿐 아니라 음식, 의복, 주고, 수송, 연료로도 이용해 왔다. 소는 우리의 정신적 삶을 풍요롭게 했고 우리의 식욕을 만족시켰다. 우리는 그들에게 신성한 지위를 부여하는 한편 그들에게 쟁기를 메어 토지를 경작했고 우유를 짜내 아이들에게 영양을 공급했으며, 그들을 음식으로 섭취하여 활력과 에너지를 얻었다.
 
1부- 3부: 서구 문명에서 소의 역사적 역할에 대한 고찰을 다루고
4부: '배부른 소 떼와 굶주린 사람들'에서는 현대적인 축산 단지와 전 세계 쇠고기 문화가 인간에게 미친 영향을 검토한다.
5부: '소떼와 위협받는 지구환경'에서는 현대적인 축산단지에서 초래되는 환경적인 위협 정도를 검토한다.
6부: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의식구조'에서는 서구 사회에서 축산 단지들의 심리학과 육식 생활의 정치학을 검토한다.
 
이 책은 21세기에는 인류가 육식 문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끝을 맺는다. 만약 지구의 건강을 회복시키고 날로 증가하는 인구를 먹여 살리는 데 일말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지구상에서 축산 단지들을 해체시키고 인류의 음식에서 육류를 제외시키는 것이야말로 향후 수십 년 동안 우리가 이루어내야 할 중요한 과업이다.
 
인간의 식단에서 육류를 제외시키는 것은 인간 의식의 역사에서 인류학적 전환을 의미한다. 우리는 육식 문화를 넘어서야만 인류를 위한 새로운 과제를 정할 수 있다. 또한 생태계 보호, 인간에 대한 영양 공급, 지구를 공유하는 다른 생명체들의 안녕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목차>

머리말

1부 소와 서양 문명

1. 도살업자를 위한 제물
2. 소로 그려졌던 신과 여신들
3. 신석기 시대의 카우보이
4. 신이 내려준 선물과 자본
5. 소를 '숭배'의 대상으로 삼았던 인도
6. 소를 '남성'의 상징으로 여겼던 스페인
7. 소 사육장이 된 아메리카
8. 영국인과 육식
9. 감자를 먹게 하라
10. 살찐 소와 비대한 영국인

2부 미국 서부를 정복기

11. 철도 연결과 소 떼의 이동
12. 육우로 대체된 버펄로
13. 카우보이와 인디언
14. 목초가 곧 금이다
15. '옥수수로 사육하는' 육우 정책
16. 철책을 두른 목장과 토지 사기

3부 쇠고기의 산업화

17. 쇠고기 기업 연합
18. 쇠고기 해체 공정
19. 현대의 쇠고기
20. 자동화된 정육 공장
21. 전세계적인 '육우 기지화'

4부 배부른 소 떼와 굶주린 사람들

22. 소 떼의 천국
23. 맬더스와 육식
24. 지방(脂肪)의 사회학
25. 육식의 대가
26. 인간을 집어삼키는 소

5부 지구 환경을 위협하는 소 떼

27. 생태적 식민지 정책
28. 열대지방에 자리잡은 목초지
29. 발굽 달린 메뚜기 떼
30. 사막으로 변해 가는 아프리카
31. 물을 빼앗긴 사람들
32. 더워져만 가는 지구

6부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의식구조

33. 쇠고기 심리학
34. 육류에서 비롯된 남녀 차별주의
35. 쇠고기가 낳은 계급주의, 국수주의
36. 소 떼와 개척정신
37. 햄버거와 고속도로 문화
38. 현대 육식 문화 비평
39. 쇠고기, 그 차가운 악
40. 육식의 종말

주석
참고문헌
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