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한권] 180. 역사의 쓸모, 최태성

2025. 2. 13. 00:01책읽기

 
<역사의 쓸모> 최태성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3가지 통찰
 
새해 들어 새롭게 참석한 동서동아리 필독서다. 오래전부터 꼭 이 독서동아리에 참석하고 싶었는데 이제야 여건이 허락되어 합류하게 되었다. 마침 뜻을 같이하는 벗이 있어서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편식하지 않고 고루고루 읽으며 1주 1권 읽기를 꾸준히 이어가기로 한다. 혼자라면 힘들어도 '함께' 라면 수월할 것 같다.
 
지난, 첫 모임 때 필독 도서목록에서 <역사의 쓸모>를 확인하고 '역사'라는 글자에 조금은 부담이 되었다. 학교 때 역사 과목이 떠올랐다. 외워야 하는 수많은 사건과 인물들,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한 지난한 역사 속 이야기들, 그것도 한국역사 말이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놓고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야 집어 들었다. 하지만, 읽기 시작하자마자 술술 읽히기 시작했고 과거의 역사가 현재의 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임을 다시 깨닫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한마디, "한 번의 인생, 과연 어떻게 살 것인가?"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늘 가슴에 품고 사는 인생 질문일 것이다. 은퇴를 앞두고 스스로에게 심각하게 던졌던 질문이었다. 책을 읽으며 나름 답을 찾아가고 있는 터에 이 질문은 근래 들어 다시 집요하게 나를 따라다녔다.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3가지 통찰, 하나하나 주욱 읽어 내려갔다.기존 가졌던 역사의 의미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고, "한 번의 인생, 과연 어떻게 살 것인가?" 인생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이 물음의 답은 '역사' 속에서 찾는 것이라고 저자는 설파하고 있다. 그는 역사 과목이 사실을 암기하는 과목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는 시선을 배우는 학문이다고 강조한다. 희미한 불빛에 의존해 운전할 때 백미러를 살피는데, 각자의 인생을 운전해 나가는 우리에게는 삶의 주변을 살펴보는 '역사'라는 백미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저자 소개>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졸업
대광고등학교 등 20년간 교직 생활
EBS 한국사 대표 강사
이투스 무료 온라인 강의 사이트 ‘모두의 별★별 한국사’ 운영
유튜브 무료 강의 채널 ‘별별 히스토리’ 운영
KBS 1TV [역사저널 그날], KBS 라디오 [박은영의 FM대행진],  EBS1 [미래교육 플러스] 등 출연
 
<목차>

개정증보판을 펴내며

들어가는 글 | 삶이라는 문제에 역사보다 완벽한 해설서는 없다


1장 | 쓸데없어 보이는 것의 쓸모

숨겨진 보물을 찾아 떠나는 탐험
기록이 아닌 사람을 만나는 일
새날을 꿈꾸게 만드는 실체 있는 희망
품위 있는 삶을 만드는 선택의 힘
역사의 구경꾼으로 남지 않기 위하여
위기를 극복해 온 인류의 생존법

2장 | 역사가 내게 가르쳐 준 것들

혁신: 약소국 신라가 삼국통일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성찰: 태양의 나라 잉카제국은 왜 멸망했는가
창조: 세상을 바꾸는 생각의 조건
협상: 하나를 내어주고 둘을 얻는 협상의 달인들
공감: 왜 할머니, 할아버지는 태극기를 들고 광장으로 나왔을까
합리: 체면과 실속 중 무엇을 챙겨야 할까
소통: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법

3장 | 한 번의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

정도전: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김육: 삶을 던진다는 것의 의미
장보고: 바다 너머를 상상하는 힘
박상진: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여야 한다
이회영: 시대의 과제를 마주하는 자세

4장 | 인생의 답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각자의 삶에는 자신만의 궤적이 필요하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현재를 바라본다면
지금 나의 온도는 적정한가
시민이라는 말의 무게
오늘을 잘 살기 위해 필요한 것

나오는 글 | 삶의 밑그림을 그려준 이들을 생각하며
 
 
<들어가는 글 중에서>
 
: 삶이라는 문제에 역사보다 완벽한 해설서는 없다.
  • 삶을 바로잡고 싶을 때마다 역사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났습니다.
  • 놀랍게도 역사 속에 살았던 사람도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비슷한 위기를 겪고 또 극복해 냈습니다. 역사는 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되어주고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길을 걸었는지, 또 그들의 선택이 역사에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를 생각해 보면, 비로소 제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 역사를 공부하면서 만난 수많은 인물의 이야기가 제 인생에 더할 나위 없는 재산이 됐습니다. 길을 잃고 방활 할 때마다 제가 역사에 몸을 기댔던 이유입니다.
  • 역사는 나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입니다. 
  • 역사는 '삶의 해설서'와 같습니다. 문제집을 풀다가 도저히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으면 우리는 해설을 찾아봅니다. 문제를 붙잡고 끙끙댈 때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해결의 실마리를 순식간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인생을 사는 동안 우리는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알 수 없기에 그때마다 막막하고 불안합니다. 하지만 역사 속 인물들은 이미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그 수많은 사람의 선택을 들여다보면 어떤 길이 나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할 것인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 내가 가야 할 길을 보여주는 역사, 다른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그리고 '우리'라는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려주는 역사, 그래서 궁극적으로 한 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하게 하는 역사입니다.
  •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본다는 말은 결코 거짓이나 과장이 아닙니다.

<본문 중에서> *긴글주의
 
1장 | 쓸데없어 보이는 것의 쓸모
 
숨겨진 보물을 찾아 떠나는 탐험 :
역사를 골치 아픈 암기 과목이 아니라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면, 역사의 품으로 첫발을 디딘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기록이 아닌 사람을 만나는 일 :
사람 사는 세상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지금 취업이나 승진, 결혼, 자녀 교육, 노후 문제로 고민하듯이 그 시대 사람들에게도 고민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더 좋은 세상을 꿈꾸듯 그들에게도 변화를 갈망하는 마음이 있었을 겁니다. 역사를 찬찬히 살펴보면요, 그 갈망의 힘으로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입니다.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면 과거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됩니다. 수다를 떨 듯 역사에 말을 걸어보면 검은 글자에 불과했던 이야기가 생명력을 얻고 재미와 의미를 전해줄 것입니다.
 
역사는 무엇보다 사람을 만나는 공부입니다. 그 이야기를 읽다 보면 절로 가슴이 뜁니다. 가슴 뛰는 삶을 살았던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고민과 선택과 행동에 깊이 감정을 이입했기 때문이죠. 그런 사람들을 계속 만나다 보면 좀 더 의미 있게 살기 위한 고민, 역사의 구경꾼으로 남지 않기 위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힘든 세상에서도 자신의 삶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법을 배우게 되죠. 그게 바로 역사의 힘입니다. 
 
새날을 꿈꾸게 만드는 실체 있는 희망 :
희망이 없다면 대체 어디에서 삶의 원동력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저는 항상 과거를 살펴봅니다. 예전에는 어땠는지, 과거 사람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찾아보지요. 그 과정에서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얻기도 합니다.
 
역사가 흘러가는 것을 보면 희망이라는 말이 조금은 다르게 다가와요. 말하자면 역사는 실체가 있는 희망입니다. 아무런 근거 없이 조금 더 살아보자고, 버텨보자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단지 조금만 더 멀리 봤으면 좋겠어요. 지금 당장은 두렵겠지만 나의 삶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잖아요. 세상도 변하는데 나의 인생이라고 늘 지금과 같을까요. 힘든 세상에서 희망마저 없다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잃어버린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철학자 스피노자는 "두려움은 희망 없이 있을 수 없고 희망은 두려움 없이 있을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두려움을 느끼는 우리는 모두 어떤 형태의 희망을 품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인생이라는 항로에서 방향키를 놓치지 않는다면 언젠가 나의 노력도 역사의 수레바퀴와 맞불려 순풍이 불어오듯 결실을 맺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그런 희망을 품고 두려움을 껴안은 채 오늘도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품위 있는 삶을 만드는 선택의 힘 :
어떤 인간이든 매번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는 점, 그 선택은 때로 예측 불가능할 만큼 기상천외한 결과를 불러온다는 점, 그리고 한번 선택한 것은 되돌릴 수 없다는 점입니다. 여기에서 비극이 시작됩니다. 선택을 한 이상 무를 수 없습니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선택한 자의 몫이에요. 그래서 후회는 늘 우리를 따라다닙니다. 여러 갈래의 길 앞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후회가 적을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지만, 우리는 결국 아무것도 확신하지 못한 채 선택에 내몰립니다. 결과를 살짝 엿볼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미래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과거는 알 수 있습니다. 역사라는 기록으로 남아 있으니까요. 참고 자료가 이토록 많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미래는 몰라도, 지금의 우리처럼 사는 내내 수많은 갈등 속에서 결정을 내렸을 과거 사람들의 삶을 통해서 조금아니마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나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를 말이요. 

역사의 구경꾼으로 남지 않기 위하여 :
저는 인생의 고비를 만날 때마다 정약용의 남양주 생가로 가곤 합니다. 역사 속 인물과 소통하면 지금 당장 닥친 문제를 조금 더 멀리서 바라볼 수 있게 되거든요. 역사라는 흐름 속에서 현재를 보게 되니까요. 마찬가지로 내 인생 전체에서 이 문제는 수많은 고비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것만이 인생의 끝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면 조급한 마음을 약간은 덜어낼 수 있어요.
 
적양용의 고민과 제고민의 핵심은 비슷할 거예요. 왜 이렇게 일이 잘 풀리지 않을까?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가야 할까? 그 답은 정약용의 삶에 있습니다. 그는 비참하고 암담했을 힘든 세월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읽고 쓰는 일을 꾸준히 해나갔습니다. 역사를 알았기에 고난을 버티며 투쟁해 나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정약용이 자식들에게 당부했던 말입니다. "진실로 너희들에게 바라노니, 항상 심기를 화평하게 가져 중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과 다름없이 하라. 하늘의 이치는 돌고 도는 것이라서, 한번 쓰러졌다 하여 결코 일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위기를 극복해 온 인류의 생존법 :
역사는 삶의 완벽한 해설서입니다. 지구에 등장한 수많은 생명체를 살펴보면 인간은 아주 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럼에도 인간이 멸종하지 않았던 건 서로 힘을 합쳤기 때문이에요. 연대가 곧 인간의 생존법이자 무기였던 것입니다.

연대는 대단한 희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 자리에서 내가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것, 그럼으로써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 그것 또한 연대입니다. 개인의 충실함이 알게 모르게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미쳐 진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립니다.

2장 | 역사가 내게 가르쳐 준 것들
 
혁신: 약소국 신라가 삼국통일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혼자만의 비전은 몽상이나 망상으로 그칠 수 있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조직이 움직이려면 비전이 있어야 합니다. 분명한 상을 보여주고 그곳을 향해 같이 가자고 설득해야 합니다. 비전을 세웠으면 그 비전을 실행할 인재가 필요합니다. 혼자 똑똑한 사람보다는 소통과 협력을 잘하는 사람이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고 성과를 냅니다.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이 삶의 전부라고 섣불리 결론 내리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 말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은 위기에 부딪힌다면 가장 먼저 비전을 세워야겠죠. 위기를 극복하는 것뿐 아니라, 최종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바라보고 나아가야 할지 그 목표를 정해 보는 겁니다. 어쩌면 지금이 혁신의 적기일지 모릅니다. 새로운 시선으로 나와 내 주위를 바라보고, 새로운 첫걸음을 떼야하는 때가 온 것이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발상의 전환이 우리가 써 내려가는 인생 드라마에 최고의 방점이 되어줄 것입니다.

성찰: 태양의 나라 잉카제국은 왜 멸망했는가.
누구나 시시때때로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역사를 통해서 자신의 위치를 돌아볼지 알아야 합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물론이고 순항하고 있을 때도 그렇습니다. 지금 정말 괜찮은가? 그냥 되는 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 아닐까? 무언가 잘못된 건 없을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게 맞을까? 자꾸 물어봐야 해요.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을 멈추면 그저 관성에 따라 선택하고 관성에 따라 살게 됩니다. 

역사는 그 어느 것도 영원할 수 없음을 알려줍니다. 그때는 맞았던 것이 지금은 틀릴 수도 있어요. 과거의 영광에 기대어, 자신의 성공에 도치되어 현재를 점검하지 않으면 실수를 하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끊임없는 성찰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창조: 세상을 바꾸는 생각의 조건.
무엇이 진정한 창조인가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고 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자유로워지고 편안해질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런 고민을 바탕으로 한 창조만이 오랜 시간 생명력을 가지고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며 세상을 바꿔나갈 테니까요.

협상: 하나를 내어주고 둘을 얻는 협상의 달인들.
지금의 결정이 분명 역사로 기록되고 기억될 것이라고 믿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역사의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치아가 이런 데서 나오기 때문이지요.

공감: 왜 할머니, 할아버지는 태극기를 들고 광장으로 나왔을까.
역사는 과거의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학문입니다. 그래서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을 헤아리는 것이지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감하고 이해하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과 대화가 잘 통하지 않고 자꾸 갈등이 생긴다면 그 관계는 서로에 대한 몰이해에서 시작된 것일 수 있습니다, 서로의 사정을 모르다 보니 상대방의 선택을 이해할 수가 없고 그러다 보면 미움이 생기기 마련이지요. 역사를 공부하는 많은 이유 중 하나는 내 옆에 있는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역사를 공부함으로써 서로의 시대를, 상황을, 입장을 알게 된다면 우리의 관점도 달라질 겁니다. 타인에 대한 공감은 바로 그곳에서 시작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합리: 체면과 실속 중 무엇을 챙겨야 할까.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는 거의 모든 문제는 체면과 실속 사이의 갈등으로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체면을 지키자니 왠지 손해를 보는 것 같고, 실속을 챙기자니 자존심을 구기는 것 같죠. 역사를 돌아보면 우리나라는 명분과 자존심에 너무 많은 점수를 주곤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중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가성비가 높은 선택을 하는데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사실입니다.

소통: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법.
위기를 기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비전을 공유할 것과 그리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 혁신하는 것입니다. 

 

좋은 관계는 좋은 대화로 만들어집니다. 나와 상대방이 관심사를 공유하고, 서로의 말에 공감하면서, 마음을 열어야 비로소 진정한 소통이 가능해집니다. 사람마다 자라온 환경과 가치관, 지향점이 달라서 같은 말을 두고도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한 줄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가 있는 이야기를 던지는 것입니다. 역사는 꽤 유용한 소통의 도구입니다. 같은 경험이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연결 고리가 있을 겁니다.

3장 | 한 번의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

정도전: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그는 길고 어두운 인생의 터널에서 주저앉는 대신 자신이 바라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움직였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사회와 자신에 대한 인식과 비판의 불을 항상 환하게 밝혀놓았으면 합니다. 그러면 쉽게 좌절하거나 비현실적인 꿈을 꾸는 대신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눈에 보일 겁니다. 자신의 인생만큼은 대안 없이 성급하게 비판하거나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만이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조금이나마 바꿔나갈 수 있습니다.

김육: 삶을 던진다는 것의 의미.
나에게는 삶을 던져 이루고 싶은 것이 있는지를 고민해 보는 겁니다. '삶이 다 그렇지'라는 말 대신에 '삶은 이런 거지'라는 말로 바꿔봤으면 합니다. 그런 귀중한 목표를 찾아가는 과정만으로도 우리의 하루는 이전보다 훨씬 충만하게 채워질 테니까요.

장보고: 바다 너머를 상상하는 힘.
어차피 이 땅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눈앞의 바다를 건너가 보면 어떨까요. 잘 아는 안전한 세계에서 주어진 대로 사는 것보다 조금 두렵지만 미지의 세계로 가보자는 것입니다.
 
그는 스스로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장점을 가장 효과적으로 발휘하는 방법을 찾는 사람이었습니다. 비교는 오로지 나 자신과만 해야 합니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낫기를, 또 오늘의 나보나 내일의 내가 더 나아가기를 바라는 겁니다. 
 
우리 모두의 앞에는 푸른 바다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누군가는 그저 바라만 보고,누군가는 기꺼이 그 바다를 건널 것입니다. 삶의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우리의 삶은 어떤 계기로든 변할 수 있습니다. 삶의 모든 것이 이미 결정돼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도 가능성을 불신하지 말라고, 우리 쫄지 맙시다. 엉망이라면 바다에 발 한번 담근다고 무슨 일이 일어나겠어요. 그저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한 걸음 내디뎌 보자고요.

박상진: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여야 한다.
꿈이 명사라면 정작 꿈을 이룬 뒤에는 뭘 해야 할지 모릅니다. 무엇이 되느냐가 중요했을 뿐, 어떻게 사느냐에 고민은 없습니다. 어떤 직업을 가질지 고민하는 만큼 무엇을 위해서 그 직업을 원하는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무엇을 위한 도전이고, 무엇을 위한 용기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삶에서 길을 잃기 십상입니다.
 
내 꿈을 이룰 때가 가장 좋습니다. 더 큰 행복은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때입니다. 존재 가치를 느낄 때입니다. 꿈은 더 행복해지기 위해  꾸는 것입니다. 이왕이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꿈이면 좋겠지요. 그 꿈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자신만의 자리를 발견하길 바랍니다. 그 힘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거든요. 인생의 어느 순간에 와 있는 동사의 꿈이 없다면 이제 진짜 꿈에 대해 생각해 볼 때입니다. 여러분의 꿈은 무엇입니까?

이회영: 시대의 과제를 마주하는 자세.
우리는 모두 언젠가는 죽습니다. 한 번뿐인 인생, 한 번뿐인 젊음을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지 않는다면 역사라는 무대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겠어요? 저는 사람들에게 역사에 무임승차하지 말자고 이야기합니다. 앞선 시대의 사람들에게 선물을 받은 만큼 뒤이어 이 땅에서 살아갈 사람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해 주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훗날 눈을 감는 순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의 일생으로 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4장 | 인생의 답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각자의 삶에는 자신만의 궤적이 필요.
누군가와 비교하는 순간부터 인생은 불행해지기 시작합니다. 아무리 많이 가져도 나보다 많이 가진 사람을 보며 부족하다고 느끼는 게 인간입니다. 마음을 굳게 먹고 중심을 잘 잡고 있어야 비교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을 수 있어요.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살아낸 인물들의 삶의 궤적은 같습니다. 자기만의 중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 나갔던 사람들입니다.
 
아무리 가진 게 많은 사람이라도 인격이 부족하고 그 사람만의 무언가가 없으면 진정한 인싸가 되지 못합니다. 역사 속 인물들은 만나다 보면 자긍심이라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역사가 검증한 사람들을 만나보면 그 사람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쫓아가다 보면 그들이 굉장히 단단한 중심을 갖고 삶을 살아냈다는 것을 느낄 겁니다.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떳떳한 삶을 살기 위해 자신만의 길을 걸어 나갔기 때문이요.
 
과거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이 보낸 시간을 들여다보는 것이야말로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는 방법입니다. 그 시간을 들여다보면서 내 앞에 놓인 시간을 어떻게 쓸지 생각하게 되니까요. 자아정체성이 확립되면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 쉽게 흔들리지 않게 됩니다. 누가 뭐라 해도 내 존재를 긍정하고 내가 하는 일에 자긍심이 생겨요. 그 자긍심을 물질을 바탕으로 한 자긍심과 달리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상처받지 않을 힘이자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현재를 바라본다면.

역사를 공부하면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맥락이 잡힙니다. 역사를 통해 우리는 사회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변화의 움직임도 알고 보면 역사에서 그 문제의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좀 더 폭넓게 사회문제를 이해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순간, 문제의 핵심을 바라보고 해결하는 원동력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또 한 발자국 나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지금 나의 온도는 적정한가.
도처에 갈등 요인이 널려 있는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에게는 당면한 문제에 나의 온도를 몇 도로 맞출 것인지 조절할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허무한 싸움에 나의 열정을 쏟을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나의 도움이 많은 사람에게 자유와 행복을 선사하는 의미 있는 것이라면, 역사의 수레바퀴가 향하는 곳으로 힘을 더하는 일이라면, 더욱 온도를 높여 뛰어야 하죠. 의지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 이를 도와주는 것이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시민이라는 말의 무게.
시민의식이 다른 게 아닙니다. 불의에 저항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추구하는 정신, 법과 도덕을 준수하며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태도를 이릅니다.

오늘을 잘 살기 위해 필요한 것.
역사야말로 오늘 내가 잘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는 나 자신을 공부하고, 나아가 타인을 공부하고, 그 보다 더 나아가 세상을 공부하는 일입니다. 어쩌면 나와 타인의 관계, 나와 세상의 관계를 잘 정립하는 것이 인생의 과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사람이 타인과 소통하고 함께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 시대의 흐름을 알고 인생의 방향을 정하기 위해 역사를 배우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관계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그 인생 전체를 봐야 하는 거죠. 
 
그간 가졌던 뜨거웠던 열정, 저는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그 열정의 모양이 좀 달라졌습니다. 이제 누군가를 바꾸려는 태도는 없어졌고, 그저 제가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구원 받은 것처럼 저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작은 관계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나눌 수 있는 도움을 주자고 매일 다짐합니다.
 
역사는 흔한 오해와 달리 고리타분하거나 미련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현시대의 맥을 짚는데 가자 유용한 무기이자 세상의 희망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입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우리는 늘 불안해합니다. 이 시대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그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역사를 공부한 사람은 이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할 것입니다. 과거보다 현재가 나아졌듯이 미래는 더 밝을 거라고. '나'보다 '우리'의 힘을 믿으며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면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