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가을의 문턱에서 만나는 남산 옛 정취! '남산골 전통정원'

2021. 8. 23. 20:17기사쓰기/서울시_시민기자

선조들의 발자취를 따라 남산골 전통정원을 걸었다. 울창한 숲과 고풍스러운 정자 사이로 바람이 드나들고, 연못가 계곡엔 맑은 물이 졸졸 흐른다. 고즈넉한 한옥 토방마루에 앉으니 선선한 가을 바람이 스쳐지나 간다. 국악당 마당에선 구성진 가락 선율이 금방이라도 흘러나올 것 같다. 서울천년타임캠슐광장까지 시간여행자가 되어 과거로부터 현재, 미래까지 천천히 거닐었다. 

 

남산골 전통정원 앞마당에서 한복을 입은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하철 충무로역 3, 4번출구로 나와 걸어서 3분이면 바로 남산골 한옥마을 입구에 도착한다. 전통정원과 한옥마을은 입구가 같아서 금방 찾을 수 있다. 입구 문턱을 넘어서니 서울 N타워를 배경으로 전통정원의 널찍한 마당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서울의 상징인 남산은 경치가 아름다워 우리 조상들이 골짜기마다 정자와 누각을 짓고 시서화와 풍류로 자연을 즐겼던 장소다. 북쪽 기슭 한옥마을이 들어선 필동 지역은 조선시대에 계곡과 천우각이 있어 예부터 여름철 피서를 겸한 놀이터로 이름난 곳이다. 서울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훼손되었던 이곳은 남산골 제모습 찾기 사업의 일환으로 골짜기를 만들어 물을 흐르게 하고, 정자를 짓고, 나무를 심어 옛 모습을 복원해냈다. 

 

선조들의 여름철 피서지겸 놀이터였던 천우각과 청학지

 

전통정원에는 곳곳에 고풍스런 정자와 누각이 있고, 북동쪽에 전통한옥, 중앙에 국악당, 남쪽으로 타임캡슐광장 등이 자리했다. 가장 먼저 정원 입구에 들어서면 천우각과 청학지가 나온다. 남산에서 불어오는 산바람을 마주하며 정자에 잠시 앉아 호수를 구경해보았다. 조선시대 피서지이자 놀이터였다니 선조들의 유유자적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듯하다.

 

남산골한옥마을 앞마당이 넓게 펼쳐져 있다

 

그 옆에는 선조들의 삶이 고스란히 베인 전통한옥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남산골한옥마을이다. 고즈넉한 한옥마을에 들어서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곳은 시내에 흩어져 있던 한옥 5채를 모아 복원시킨 곳으로, 옥인동 윤씨 가옥, 제기동 해풍부원군 윤택영 재실, 관훈동 민씨 가옥,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 가옥 등이 있다. 시원한 마루 토방에 앉아 옛 선조들이 누렸던 여유와 풍류를 되새겨본다. 뒤뜰을 걸으며 만나는 사랑채와 별당채, 담벽 아래 장독대도 정겹다. 

 

한옥마을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 가옥

 

한옥마을 옥인동 윤 씨 가옥

 

한옥마을은 전통혼례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올 가을엔 보다 특별한 전통혼례 이벤트가 준비 중이다.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조선후기 의례 중 하나인 ‘회혼례’가 10월 10일(일) 오후 3시 관훈동 민씨 가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9월 5일(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하니 서울시에 거주 중인 결혼 60년 이상인 부부 또는 가족이라면 신청해 특별한 추억을 남겨도 좋을 것 같다. 남산골한옥마을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다운받아 사연과 함께 이메일(marryme@hanokmaeul.or.kr)로 접수 가능하다. 

 

관훈동 민 씨 가옥에서는 올 가을 특별한 전통혼례가 예정돼 있다.

 

제기동 해풍부원군 윤택영 재실

 

한옥가옥 옆으로 카페1980과 여행자라운지가 있는 전통공예관을 둘러보았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기능 보유자들의 작품과 관광상품을 전시·판매하는 공간이다.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한 공예품들에선 우리 선조들의 멋과 예술감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남산골 한옥마을 초입에 자리한 전통공예관, 기념품도 구경하고 카페에서 쉬어갈 수 있다.

 

한옥마을을 나와 맞은편으로 직진해 청류정에 머물다 계곡을 따라 오르면 물방앗간이 돌아가는 관어지와 관어정이 나온다.  울창한 숲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잠시 쉬어가기에 좋다. 

 

흐르는 물소리를 듣는 6각 정자, 청류정

 

고기가 유영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4각 정자, 관어정과 관어지

 

정자 바로 건너 편에는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서울남산국악당이 자리한다. 2007년 전통공연예술의 진흥과 국악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세워진 이 공연장은 자연과 어우러진 한옥 건축물로 다른 공연장과는 차별화된 멋이 느껴진다. 국악공연에 최적화된 공간이자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특별한 곳이다.

 

차별화된 멋이 있는 한옥 건축물 서울남산골국악당

 

푸릇한 잔디가 잘 관리된 서울남산국악당 안마당

 

국악당을 나와 주변 울창한 숲 길을 천천히 걷다보면 작은 초가정자 피금정과 이어서 망북루를 만난다. 망북루 아래에는 400년 후 후손들에게 공개될 우리의 모습이 담겨있는 서울천년타임캡슐 광장이 있다. 

 

임금님이 계시는 북쪽 경복궁 근정전을 향해 선 누각, 망북루

 

서울천년타임캡슐광장은 서울 정도 600년을 맞이해 1994년 서울의 모습과 시민들의 생활을 대표하는 문물 600점을 캡슐에 담아 매장한 곳이다. 서울 정도 1,000년이 되는 23941129일에 개봉될 예정이다. 400년 후 지금의 우리가 사용한 물품을 살펴보며 후손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해진다. 아마 그 때도 남산은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며 아름다운 풍광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지 않을까.

 

서울천년타임캡슐광장 들어가는 길

 

전통정원에서 가장 높은 망북루에서 내려다본 서울천년타임캡슐광장

 

가을의 문턱에서 선조들의 옛 정취를 따라 남산골 전통정원을 유유자적 걸어보았다. 너른 천우각에 올라 고요한 청학지를 바라보고, 울창한 숲 길을 걷다가 청류정과 관어정, 피금정, 그리고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망북루에도 잠시 머물렀다. 그 곳에서 선조들이 즐겼을 풍류를 그려보고,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상상하며 생각에 잠겼다. 이 곳 남산골 전통정원에 오면 누구든 그렇게 시간여행자가 될 것이다. 

 

■ 남산골 전통정원

○ 위치 : 서울시 중구 퇴계로34길 28
○ 관람시간 : 24시간 개방 / 한옥마을(9:00~18:00, 월요일 휴관)
 홈페이지(클릭)

 

=> 서울시_내 손안에 서울 (남산골 전통정원)

 

가을의 문턱에서 만나는 남산 옛 정취! '남산골 전통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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