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유대인에게 배우는 부모수업, 유현심.서상훈

2020. 8. 31. 18:18책읽기_1주1권

 

 

<유대인에게 배우는 부모 수업>은 '하브루타 독서코칭 지도사 양성과정' 수업교재다. 마침 전문도서 50권 읽기에 도전하며 '부모교육'에 관한 책을 찾고 있던 터이기도 해서 재미있게 일독할 수 있었다.

 

저자 유현심은 하브루타 독서토론 전문가이자 '한국형 하브루타 ZINBOOK 독서토론' 개발자로 독서토론 지도사, 메타인지 학습코칭 전문가를 양성하는 (주)코리아 에듀테인먼트, <진부 하브루타 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큰아이와의 사춘기 갈등을 신앙과 하브루타식 대화법으로 치유한 경험을 토대로 부모의 변화와 우리나라 교육방법의 변화를 통해 <청소년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전국적으로 교사 연수, 학부모 강좌, 청소년 교육 등에 매진하고 있다. 저자 서상훈은 교육작가이자 학습동기부여가, 하브루타 독서토론 전문가로서 <진북 하브루타 연구소> 소장과 한국진로학습코칭센터 소장, (주)코리아 에듀테인먼트 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책 속의 비밀을 찾아주는 천재 독서법>, <고정 낭독하는 엄마, 철학하는 아이> 등이 있다. 공동저서로는 <하브루타 일상 수업>, <진짜 독서를 위한 ZINBOOK 독서토론>, <진로독서 인성 독서>, <독서토론을 위한 10분 책 읽기> 등이 있다.

 

국내에 유대인 공부 문화를 우리 교육에 접목시키려는 시도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저자들은 유대인 자녀교육에 대한 책들은 많은데 원인보다는 현상을 보여주는 내용이 많다고 지적하고, 유대인의 성공요인과 뛰어난 공부 문화를 방법론이 아닌 그 이면에 담고 있는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책을 쓰게 되었다.

 

이 책의 내용은 세계를 움직이는 유대인 자녀교육의 비결을 이야기한다. 자녀를 성공으로 이끄는 유대인의 생활과 문화, 부모라면 꼭 알아야 하는 유대인의 자녀교육, 세계를 움직이는 유대인 이야기 등의 내용을 유대인의 역사와 문화를 배경으로 나누어 다루고 있다. 자녀를 성공으로 이끄는 유대인의 생활과 문화에서는 전 세계에 미치는 유대인의 영향력을 역사, 문화, 사회, 정치, 경제, 교육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대인의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이어서 유대인의 탁월함의 원동력은 부족함이 가져다준 창의성, 신의 명령이라 생각하는 배움에 대한 열망, 토라(모세 5경)와 탈무드(구전 토라) 평생 책을 읽고 토론, 지식을 배우고 지혜를 발전시키는 데 있다고 얘기한다. 전 세계 유대인을 하나로 묶는 공동체 문화, 디아스포라 특성에 대해 설명한다. 유대인들은 자녀들에게 토라와 탈무드 공부 토대를 마련해주며, 준수해야 할 디아스포라 7가지 수칙을 정하고 자녀교육에 관련 세부적 수칙에 따라 생활하도록 한다. 유대인들이 목숨 걸고 지켰던 안식일과 절기를 지키는 의미와 유대인의 의식에 등장하는 중요한 상징 7가지 (하나님 경외심 도구 모자 키파, 미간이나 손목에 매는 말씀 정표 태필린, 기도보 탈릿, 하누카 축제에 사용하는 촛대 메노라, 하나님에 대한 의무 말씀이 새긴 문패 장식 매주자, 유대교 상징 다윗의 별, 유대교 상징 악기 양각 나팔) 등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다. 코셔 식사법으로 지켜낸 유대인의 정체성, 결혼식에 담긴 유대인의 가정관, 먹어도 되는 음식 구분의 이유에 대해서 얘기한다. 마지막으로 결혼식에 담긴 유대인의 가정관, 랍비가 연결하는 중매결혼 제도와 앞이 보이지 않은 신부 면사포 사용으로 신랑을 전적으로 믿고 따가가도록 한다. 또한 남편은 예시바에서 1년간 공부하도록 공동체가 후원하여 가장, 가정의 제사장으로 세운다고 한다.

 

유대인의 생활과 문화를 살펴보면서 유대인들이 탁월함을 발휘하도록 하는 원동력은 결핍이었다는 부분은 새로운 관점으로 이해되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13세 성인식을 통해 아이들이 독립적이고 자기주도적으로 스스로 자신의 일에 관한 결정을 하도록 하고 자녀의 의견을 수용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그들이 목숨을 걸면서까지 지켜온 안식일과 율법을 지켰던 부분은 그들의 강인한 신앙인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유대인 아버지는 에시바 교육을 통해 가정의 제사장으로 세워지는 제도는 그들의 특별한 문화였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부모라면 꼭 알아야 하는 유대인의 자녀교육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부분이다. 13세 이전까지는 가정에서 칭찬을 하는 교육, 감사기도와 가족을 위한 축복으로 시작하여 가족이 함께 즐겁게 이야기 나누는 인성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밥상머리 교육, 아버지들이 주도하여 자녀들에게 독서습관의 장을 열어주는 배갯머리 교육이다. 기적의 공부법 하브루타를 통해서 끊임없는 질문과 대답을 통해 호기심이 유발되고, 토론과 설명을 통해서 모르는 점을 깨달아가는 교육방법을 사용한다. 불굴의 도전정신, 후츠파는 논리력과 자신감, 창의력을 향상하는 교육으로 질문과 토론을 통해 새롭게 상상하고 생각이 발전하며 거침없는 도전으로 생각이 거듭 발전하게 한다. 13세 성인식 바르미쯔바는 13세 이후 하나님을 인격적 만나고 하나님의 도움으로 스스로 평생 공부하게 하고, 하나님이 창조한 세상을 더 완전하게 하기 위해 자신의 재능을 찾아 인류발전에 공헌할 의무를 갖게 한다. 1년의 성인식 준비기간 동안 하나님이 이 세상에 왜 보냈는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인류 발전에 공헌해야 하는가를 성찰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선포한다. 특히 종교적 독립을 의미하는 드라샤 강론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주장하게 하도록 한다. 그들은 티쿤 올람 사상을 기본으로 세상을 개선시켜 완성하는 책임을 부여받고 그들이 신의 창조행위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자선이라는 의미를 가진 쩨다카는 당연히 해야 할 행위로 정의, 평등을 위한 것이다. 유대인의 4차원 공부방법 또한 체계적이었다. 페샤트(눈에 보이는 공부), 레메즈(객관적 지식이 주관적인 내 지식이 됨으로 의미 파악), 데리쉬(질문과 토론을 통해 의미 확장, 다양한 관점 통합하고 지혜를 찾아내는 과정, 지식을 확장하고 융합하는 과정, 문제해결력이 생김), 소드(인간 내면과 영혼에 있는 통찰 얻기, 영성 단계, 인생 목적과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며 통찰을 얻게 됨)의 단계를 거쳐 공부한다. 이스라엘 초정예부대 탈피오트는 전쟁 실패를 동력 삼아 혁신을 끌어낸다고 설명한다.

 

여기에서 새롭게 알게 된 점은 유대인 문화는 철저한 가족 중심의 문화다.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문화, 부모가 중심이 되는 밥상머리 교육과 베갯머리 교육은 가족 중심의 문화를 잘 설명하고 있다. 아버지와 자녀들이 함께 공부하고 질문을 통해 토론 문화를 형성해왔다. 어릴 때부터 자녀를 성인으로 인정하여 책임감과 독립심을 갖도록 했다. 특히 결혼 후 에시바 교육을 통해 아버지를 가정의 제사장으로 세웠다. 유대인의 가정은 랍비가 연결하여 중매결혼을 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결혼식 마친 후 남편은 예시바에서 1년간 공부함으로써 가정의 제사장으로, 영적 가장으로 세움을 받았다는 점이다.

 

저자는 유대인의 토론 위주의 공부방법 하브루타의 비판적 수용을 통해 우리나라 교육에 접목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대인의 역사와 전통, 생활과 문화에 대해 더욱 깊이 연구하고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유대인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배경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배울점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결론적으로 유대인의 역사는 세계 역사와 궤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유대인에 대한 공부는 세계 속의 우리의 위치를 파악하고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을 이해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지속적인 유대인의 역사와 종교, 문화 등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비판적인 안목으로 배울 점은 배우고 발전시킬 점은 발전시켜 한민족의 우수성을 되살리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피력한다. 우리나라 교육에 접목을 하기 위한 교재와 교육키트 개발 등 저자들의 다양한 시도가 놀라웠다. 

 

이 책을 통해서 막연하게 알았던 하브루타의 역사, 문화에 대해 새롭게 공부할 수 있었다. 막연하게 이해하고 있었던 하브루타 문화가 새로운 부모교육 방법으로 다가왔다. 어렸을 때부터 칭찬을 하는 문화, 질문과 토론을 통한 하브루타 교육방법, 철저한 가족중심 문화, 부부의 권위가 살아있는 가정, 어린 자녀들을 인정하고, 교육과 훈련을 통해 결혼 후 가장으로 세우는 제도, 공동체 전체가 함께 자녀를 양육하는 문화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되었다. 어쩌면 그동안 내가 해왔던 부모교육 방법과 가장 반대인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가정에서 자녀들을 칭찬하고 인정하고 질문하고 토론하기보다는 일방적으로 부모의 생각을 주입하기에 급급했다. 남편의 권위나 아내의 역할이 따로 없었다. 학교교육도 주입식 교육이 주가 되었고, 학생들은 교사들 생각대로 따라가는 학습이었다. 국가나 사회는 가장 기본이 되는 가정교육과 부모교육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자녀를 가진 모든 부모와 교육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유대인의 가정교육과 부모교육의 특성에 대해 유대인의 역사와 전통, 생활과 문화를 중심으로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하브루타를 실생활에 적용 가능하도록 엄마와 자녀의 대화 예시를 든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유대인의 가정교육을 기본으로 학교교육, 사회교육 전반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자녀를 칭찬하고 그들의 생각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며 어릴 때부터 독립심과 책임감을 부여하는 가정교육, 질문과 토론을 통해 사고의 영역을 넓혀주는 가정과 학교교육, 공동체 전체가 자녀교육에 동참하는 공동체 교육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대인의 가정교육과 자녀교육 방법을 어떻게 우리 사회에 적용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남는다. 이를 위해서는 역사와 전통, 문화와 생활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의 상황에 맞도록 접목시키는 심도있는 연구와 사회적 합의가 먼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 문화 특성상 단 시일에 큰 성과를 기대하는 경향이 있지만, 우선 가정에서부터 시작하여 사회교육으로 점차 확대해나가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자녀들이 하브루타 방법을 통하여 평생 책을 읽고 질문하며 토론하여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고 이어서 혁신을 통해 개인 지식의 발전을 꽤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권위를 인정하고, 사춘기 시기에는 부모로부터 정신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제도, 그리고 가장으로 세우기 위한 아버지의 교육, 대학 교양과목으로 부모교육 또는 자녀교육, 부부교육 개설 등 작은 시도가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개인 이익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와 인류 발전에 공헌한다는 티쿤 올람 사상을 우리 교육 이념에도 자연스럽게 접목시킬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