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읽기] 사과의 법칙 - 김진해 / 한겨례 신문 2010.05.10
사과의 법칙 - 김진해 궁금했다. 희생자들은 왜 항상 보복이 아닌 '사과'를 요구할까? 힘없는 '사과'가 무슨 대수라고. 사과를 해도 비판이 잇따르기 일쑤다. '오빤 그게 문제야. 뭘 잘못한지도 모르고 미안하다고 하면 그게 사과야?'라는 노랫말처럼 '제대로 사과하기'란 더 어렵다. 사과를 하면 사람들은 그 말의 '진정성'을 따지지만 그걸 확인할 방법은 마땅찮다. 속을 들여다볼 수도 없거니와 말하는 사람 스스로도 천 갈래의 마음일 테니 뭐가 진짜인지 모른다. 게다가 이 무도하고 염치없는 세상에서 계산 없는 사과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순진한 일이다. 차라리 사과의 적절성을 따지자. 그걸 알려면 사과의 성립 조건을 따지는 게 좋다. 약속과 다짐은 미래와 관련되지만 사과는 '과거'와 관련된다. 사과는 자신(들)..
2020.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