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28. 18:01ㆍ활동하기
뉴욕 센트럴 팍이 부럽지 않습니다
10년간, 미국에서 일한 적이 있습니다. 맨해튼에 살 땐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센트럴파크를 걸어 출근했습니다. 거대한 도심 속에 거대하게 자리한 도시와 자연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세계적 공원이죠.
10년 전, 서울에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깜짝 놀랐습니다. 예전의 서울, 예전의 노원이 아니었습니다. 10년의 세월은, 서울을 새로운 모습으로 싹 다 바꾸어 놓았더군요. 특히 카메라 렌즈를 통해 바라본 서울의 모습은 정말이지 언제나 아름다운 그림 한 폭이었습니다.
5년 전부터, 서울시 시민기자와 여러 기관의 시민기자단으로 활동하며 서울의 모습, 특히 아름다운 노원을 부지런히 담아내고 있습니다. 구석구석 가는 곳마다 서울 노원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 당현천 시냇물 따라 걸어 출근합니다
아침마다 동네에 있는 당현천을 걸어 출근합니다. 콸콸 흐르는 맑은 시냇물 따라 알록달록 꽃길을 걷습니다. 정겨운 징검다리를 건너고, 다리 밑에 놀고 있는 붕어와 잉어를 만나며, 냇가에서 노닐고 있는 청둥오리와 왜가리, 쇠백로를 마주하지요.
당현천은 노원구 수락산에서 발원해 중랑천으로 합류하는 자연 친화 생태하천입니다. 상계동과 중계동의 경계선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4km 길이를 사선으로 흐릅니다. 불암교에서 시작하여 당현 4교까지 10개의 다리, 중간중간 5개의 나무다리, 6개의 정겨운 징검다리가 놓여있습니다.
# 꽃물결이 흐르는 산책로
꽃물결이 흐르는 당현천 산책로는 사시사철 어여쁘게 꽃단장하며 늘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으로 다가옵니다.
봄이면, 온 동네가 새하얀 벚꽃 세상으로 변신합니다. 가로수길에 피어난 불그스레한 자목련의 우아한 자태에 가슴이 일렁입니다. 노오란 개나리가 천변 언덕을 오밀조밀 수놓습니다.
여름이 다가오면, 당현천을 대표하는 페튜니아 꽃 폭포가 세차게 쏟아집니다. 강변 따라 꽃양귀비의 요염한 자태에 단번에 시선을 빼앗기고 말지요.
가을이 오면, 청명한 하늘 아래 화려한 가을 속을 우아하게 걷습니다. 들꽃정원에는 개양귀비, 금계국, 맨드라미 등 다채로운 들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겨울에 눈이라도 내리면, 하얀 눈 덮인 설국으로 변신하죠. 근사한 동양화 한 폭이죠. 포근포근 사각사각 눈길을 걸어도 마냥 좋습니다.
# 자연과 문화가 함께 하는 힐링공간
다채로운 문화 활동이 펼쳐지는 당현천은 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힐링 공간이죠. 봄이 되면 '벚꽃 음악회'를 시작으로 '노원달빛산책', 여름 '물 축제'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연이어 열립니다.
당현천을 걷다 보면 미술관을 걷는 느낌입니다. 벽화를 배경으로 조성된 꽃밭 풍경은 그대로 다시 예술작품이 되거든요.
오후 산책길에는 맑고 고운 클래식 음악이 잔잔히 흐릅니다. 전문 DJ가 진행하는 음악 방송을 들으며 꽃길을 걸으면 멀리 휴가 나온 느낌이 듭니다.
#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꽃길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은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꽃들은 방실방실 웃으며 두 손을 흔들어 대며 시민들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알록달록 꽃길 걷는 사람들의 얼굴엔 함박웃음이 가득하지요.
그늘막 벤치에 앉아 시민들은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며 한가로이 쉬어갑니다. 꽃길을 쌩쌩 달리는 자전거 풍경은 영화 속 한 장면입니다.
# 힐링도시 노원, 맞습니다!
오늘도 맑은 시냇물 따라 걸어가는 아침 출근길, 삭막한 도심 속 시민들에게 생기와 활기를 선사하는 아름다운 꽃길이지요. 잔잔한 위로가 가슴속 깊이 스며듭니다. 힐링도시 노원, 맞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말이 실감 납니다. 이리 보아도 저리 보아도 어여쁜 당현천 출근길입니다.
뉴욕과 센트럴팍이 부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