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1. 23:27ㆍ책쓰기
남편의 책, 교정과 퇴고
오늘 남편은 책 <영화로 보는 세상_영어교수 추천영화 40편> 퇴고를 마쳤습니다. 저자소개와 서문, 본문 교정을 마무리하고 책 제목과 표지 디자인을 정했습니다. 출판사와 수 번의 교정본이 오가며 며칠간 숨가쁘게 돌아갔네요. 이제 책을 받아보기만 하면 됩니다.
남편은 2년 전 개인 블로그(*English, English Everywhere)를 개설하여, 평소 좋아하는 영화이야기를 매주 한두 편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꾸준히 글을 올리다 보니 2년 동안 60여 개의 영화이야기와 명연설문, 추천도서 등 90여 개의 글이 포스팅되었어요. 영화이야기 중에서 영화 40편을 골라 내용을 보완하여 책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블로그에 그저 좋아서 올린 글이었는데, 이를 이용해 이렇게 책을 만들 거라는 생각은 못했거든요.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고 책 쓰기 전 과정이 이렇게 마무리된 것입니다.
퇴고 후, 조금은 홀가분해진 남편에게 '책 퇴고 소감'을 들어보았는데요, '동네 만화가게와 책방을 먹여 살린 우리 집 세 남자들' 이야기로 시작하여 우리 가족의 책읽기와 글쓰기 관련 이야기까지 줄줄이 나왔습니다.
남편은 오래전부터 진짜로 영화 관련 책을 쓰고 싶었다고 했어요. 이유는 단지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를 통해 느끼고 배운 것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고. 생각했던 바를 이루게 된 것에 감사하다고 합니다. 그간 연구논문과 번역서 등은 썼지만 대중서적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더욱 그렇나 봅니다.
남편은 어린 시절부터 책과 영화 보는 것을 좋아했다고 하네요. 독서광이 되었던 계기는 어렸을 적 아버지가 청계천 헌책방에서 박스로 사다날랐던 만화책 덕분이라고. 영어와 인연은 중학교 때 미국인 선교사를 만나 잠깐 공부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대학 때 '정철 영어 카세트테이프'를 통해 처음으로 영화로 영어 공부하는 방법을 알게되었고, 아르바이트해서 구입한 영어 테이프를 1주일에 1개씩 기다렸다가 받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언제부턴가 영화 보는 것은 남편의 일상이 되었고 바쁜 일을 끝내고 잠시 휴식을 취할 때면 어김없이 영화 화면을 켰고, 가벼운 일을 할 때도 영어 대사가 많은 영화를 배경음악처럼 하루 종일 켜놓는다고 하네요. 그렇게 좋아하며 수집해 두었던 1,000여 개의 영화 파일 자료가 몇 해 전 사라졌지만 다시 모으기 시작해 지금은 500여 개 정도 영화 파일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좋아하는 영화를 수십 번씩 보다 보면 영화 대사가 저절로 입에서 나온다고 고백합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영화광, 독서광이 맞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