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아프게 짝사랑하라 / 장영희

2020. 4. 23. 07:34책읽기_1주1권/책읽기_시.칼럼..

<<그러나 내겐 당신이 있습니다>>

01. 아프게 짝사랑하라

 

<진짜가 되는 길>

-'진짜'는 사랑받는 만큼 의연해질 줄 알고, 사랑받는 만큼 성숙할 줄 알며, 사랑받는 만큼 사랑할 줄 안다.

 

<아프게 짝사랑하라>

- 짝사랑이야말로 성숙의 첩경이고 사랑 연습의 으뜸이다. 학문의 길도 어쩌면 외롭고 고달픈 짝사랑의 길이다. 안타깝게 두드리며 파헤쳐도 대답 없는 벽 앞에서 끝없는 좌절감을 느끼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는 자만이 마침내 그 벽을 허물고 좀 더 넓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승리자가 된다.

- 그러므로 젊은이들이여,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짝사랑하라. 사람을 사랑하고, 신을 사랑하고, 학문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저 푸른 나무 저 높은 하늘을 사랑하고, 그대들이 몸담고 있는 일상을 열렬히 사랑하라.

- 사랑에 익숙지 않은 옹색한 마음이나 사랑에 통달한 게으른 마음들을 마음껏 비웃고 동정하며 열심히 사랑하라.

- 눈앞에 보이는 보상에 연연하여 남의 눈에 들기 위해 자신을 버리는 사랑의 거지가 되지 말라.

 

<'필요해서 사랑해'와 '사랑해서 필요해'>

-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에서 '미성숙한 사랑은 당신이 필요해서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하고, 성숙한 사람은 '당신을 사랑해서 당신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라고 했습니다.

- 사랑의 기본 원칙은 내 삶 속에서 상대방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을 하면 세상의 중심이 내 안에서 바깥으로 이동하여 마음이 한없이 커지고 순해집니다.

 

<그러나 내겐 당신이 있습니다>

- 나는 너무나 작고 미미한 존재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주저앉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그러나 내겐 당신이 있습니다. 내 부족함을 채워 주는 사람, 당신의 사랑이 쓰러지는 나를 일으킵니다. 내게 용기, 위로, 소망을 주는 당신. 내가 나를 버려도 나를 포기하지 않는 당신. 내 전생에 무슨 덕을 쌓았는지. 나는 정말 당신과 함께할 자격이 없는데, 내 옆에 당신을 두신 신에게 감사합니다.

- 나를 사랑하는 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 그것이 내 삶의 가장 커다란 힘입니다.

 

<누군가의 상처를 이해하려면>

- 누군가의 상처를 이해하려면 그 사람을 오래 바라보고 나도 상처 받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남이 '될' 수 있는 사람만이 나를 알 수 있습니다. 남의 마음을 이해해야 나를 알고, 나를 알아야 당당하고 아름다운 '나의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사랑을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

- 남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도 중요하지만, 그 사랑을 제대로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 누군가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 사랑을 시큰둥하게 여기거나, 아니면 그 사랑으로 인해 오히려 오만해진다면 그 사랑은 참으로 슬프로 낭비적인 사랑이다.

- 우리는 고작 차 한두 대 굴리는 석유와 석탄 같은 눈에 보이는 에너지는 아까워하면서, 막상 이 우주를 움직이는 사랑이라는 에너지는 그저 무심히 흘려버리기 일쑤다.

 

<사랑할 자격>

-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도 자격이 필요해서 먼저 나 스스로의 성숙한 세계를 이루어야 합니다.

- "사랑은 우선 홀로 성숙해지고 나서 자기 스스로를 위해서,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하나의 세계가 되는 것입니다." -릴케

- 우리는 늘 너무 늦게야 깨닫습니다. 사랑은 영원히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언제 가는 운명으로 이별해야 한다는 걸. 그래서 바로 지금, 여기의 사랑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걸.

- 아무리 큰 고통이라 할지라도 고통은 결국 사라지지만,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 내가 사라져 버린 후에도 이 지상에 남을 수 있는 사랑을 만들기 위해 오늘 무슨 말, 무슨 일을 할까.

 

<사랑은 살게끔 하는 것>

- 내가 이제껏 본 사랑에 관한 말 중 압권은 <논어>에 나오는 "애지욕기생(愛之欲基生)"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살게끔 하는 것이다"

- 사랑하는 일은 남의 생명을 지켜 주는 일이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 생명을 지키는 일이 기본 조건이다.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 "지옥이란 다름 아닌 바로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데서 오는 괴로움이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 내게 남은 시간은 얼마일까. 앞으로 내가 몇 번이나 더 아름다운 저녁놀과 가을을 볼 수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건 사랑 없는 '지옥'에서 속절없이 헤매기엔 내게 남은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