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석진이네 미국 생활기, 이윤희
몇 년 전 남편의 지인으로부터 '가족들과 미국에서 지낸 이야기'라며 건네받은 책이다. 근래 들어 미국 생활기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읽게 되었다. 지인의 가족들이 미국 생활을 어떻게 하고 기록했는지 새삼 궁금했다.
한 가족이 문화와 언어가 다른 타국에서 1년 반 동안 (2001-2002) 체류하면서 겪은 일상을 기록한 일기 형식의 글이다. 저자는 교환교수 남편, 초, 중학생 자녀들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 탤러해시에서 생활하는 동안 매일 일기를 썼다. 자녀 학교생활, 영어공부, 친구교제, 방과후활동, 방학활동을 중심으로 동네, 이웃, 교회, 영화, 쇼핑, 스포츠, 여행 등 미국 생활에서 겪은 일상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미국 현지에서 하루하루 축적된 경험담을 통해 미국 생활 관련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생활에 관심이 있고, 미국의 교육제도, 자녀의 조기유학 등에 관심 있는 사람이 읽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저자는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한국인의 일상, 이웃과 함께 지낸 이야기, 자녀 키우는 이야기 등 소소한 일상을 담담하고 진솔하게 그리고 꾸준히 기록했다. 자녀들에게 외국에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 부모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학생들이 학교내외에서 다양한 교육 활동을 할 수 있고 신나게 놀면서 공부하는 선진국의 교육 시스템이 부럽기도 하다. 부족한 학생을 격려하고 학부모를 존중하는 교사들, 동네나 여행지에서 만난 누구에게나 친절한 사람들, 새로운 친구와 함께 놀아주고, 도와주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는 순진무구한 학생들의 모습에 마음이 훈훈해진다. 한편 생활 저변에 깔려있는 인종차별 감정, 백인 우월주의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 공감과 함께 마음이 갑자기 무거워진다.